자영업 체감경기 내리막
지역신보 대위변제 늘어
지역신보 대위변제 늘어
[사진 제공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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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는 보증금 2000만원에 임대료 200만원, 집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100만원. 4월 상가 계약 종료라 폐업 마음먹었습니다. 대출이 대출을 낳아서 결국 이 지경까지 왔네요.”
지난 27일 소상공인,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카페에 올라온 자영업자 A씨의 하소연이다.
전기요금 65만5040원, 핸드폰비 12만5900원을 미납하고 있다는 A씨가 공개한 채무를 보면 각종 대출에 카드값까지 빚에 눌려 있다.
금리 연 14.4%의 신한은행 햇살론 1285만원, 전북은행 햇살론 뱅크 1000만원(연 10.86%), 소상공인 직접대출 3000만원, 여기에 카드론 470만원(연 15.3%), 카드대금 550만원 등 A씨가 공개한 채무 내역은 최소 12건이다.
A씨는 “새출발기금 부실차주로 가려 한다”며 조언을 구했다.
자영업자 A씨가 공개한 채무 현황.[사진 제공 = ‘아프니까 사장이다’ 카페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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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 경기가 악화하면서 자영업자들이 빚으로 빚을 갚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몇몇 지표들만 봐도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은 그대로 드러난다. 올해 1월말 기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서 주관하는 새출발기금 신청 인원은 4만9713명이다. 채무조정액은 7조9575억원 규모로 8조원에 육박한다.
새출발기금은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재기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당초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돕기 위한 취지였지만 올해 2월부터는 최근 사업을 운영한 소상공인·자영업자 모두 채무조정 대상에 포함했다.
지난해 고물가·고금리 부담으로 은행 빚을 갚지 못하는 자영업자들이 늘면서 지역신용보증재단(지역신보)이 이들 대신 갚아준 은행 대출도 급증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신용보증재단중앙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지역신보의 대위변제액은 1조7126억원으로 전년 대비 237.4% 늘었다. 같은 기간 대위변제 건수도 11만2000건으로 261.8% 증가했다.
대위변제는 자영업자가 은행에서 대출받을 수 있도록 보증해 준 신용보증재단이 자영업자가 상환하지 못한 대출을 대신 갚아주는 것이다. 대위변제 규모가 커지면 그만큼 자영업 경기가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빚도 늘고 있다. 양 의원실이 한국은행에서 자료를 받아 분석한 ‘시도별 자영업 다중채무자 대출 현황’을 보면 지난해 6월말 전국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743조9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6.2% 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자영업 다중채무자 수도 3.2% 증가한 177만8000명으로 통계 이래 가장 많았다.
자영업자들이 이자와 세금, 사회보험료 등을 빼고 실제 쓸 수 있는 돈이 1년 전보다 20% 가까이 감소했다는 통계도 있다. 장사가 잘 되지 않는 데다 고물가와 고금리 탓에 자영업자들의 형편이 녹록지 않은 셈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이 국회입법조사처에 의뢰해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6월말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가구의 실질 처분가능소득은 월 평균 537만원으로 1년 전보다 19.5% 줄었다.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가구의 실질 처분가능소득도 월 평균 343만원으로 16.2% 감소했다.
처분가능소득은 가구의 소득에서 이자 비용과 세금 등을 뺀 소득이고, 실질 처분가능소득은 처분가능소득에서 물가 상승 영향을 뺀 수치다.
한 자영업자는 “살려고 하다 보니 오히려 빚이 늘었다”며 박탈감이 크다고 말했다.
소상공인 경기체감 지수.[자료 제공 = 소상공인진흥공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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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 체감경기는 내리막이다. 소상공인진흥공단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올 1월 체감 경기지수(BSI)는 48.1을 나타냈다. 이는 전월보다 10.9포인트 하락한 것이며, 2022년 2월(37.5) 이후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체감경기가 나빠진 이유로는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 감소를 가장 많이 꼽았다. 조사는 소상공인진흥공단이 지난 1월 18일에서 22일까지 소상공인 2400명과 전통시장 1300곳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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