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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스프] 툭하면 부도나는 1위 부동산 회사, 중국에선 왜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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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본색] 중국경제를 보는 색(色)다른 시선 (글 :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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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부유"가 망친 중국의 부동산 경기



사회주의 중국은 "땅으로 일어선 나라"다. 서구의 공장 노동자들 사회에서나 적합한 공산주의 사상이 노동자는 없고 농사짓는 농민만 있는 농업국가 중국에서 꽃피었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중국 사회주의 창업자 마오쩌뚱(毛泽东)은 1893년생으로 중국의 가난한 성 중 하나인 후난성 상탄현에서 태어나 최종학력이 1918년 후난성제일사범학교(2023년 중국대학순위 345위) 졸업이다.

1918년 전에 마오쩌뚱(毛泽东)은 정말 "공산주의의 성경"으로 불리는 독일어로 된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읽어 보고 공산주의를 했을까? 1918년에 중국에, 그리고 중국의 낙후된 지역 후난성에 자본론의 중국어 번역본이 있기는 했을까 궁금하다.

마오쩌뚱(毛泽东)은 농민들에게 땅을 공짜로 나누어 주겠다는 얘기로 농민 봉기를 통해 권력을 잡았고 땅으로 일어선 사회주의 중국의 창업자다. 그러나 사회주의를 실현하겠다고 무모한 대약진 운동으로 1-2차 대전에 사망한 군인의 수보다 많다는 4500만 명의 인민들을 아사(餓死)시켰다. 그래서 중국은 마오쩌뚱(毛泽东)에 대해 공(功)이 7이지만 과(過)도 3이라는 평가를 한다.

중국은 역대로 땅을 잘못 건드리면 나라가 엎어졌다. 황하강 주변에 전체인구의 60-70%가 모여 살았던 중국은 "물이 한 말이면 흙이 6-7되"라는 황하강이 범람하면 모든 도시와 촌락이 평평한 흙으로 덮여 아무것도 먹을 것이 없다.

중국은 농사짓는 땅의 기본이 되는 제방을 잘못 관리하면 순식간에 수십만, 수백만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배고픈 이재민들은 굶어 죽으나 털다 죽으나 같기 때문에 부자를 털고, 관가를 털다가 힘이 세지면 나라도 터는 것이 중국 왕조 변천의 역사다. 그래서 중국의 창업황제는 유랑민 출신이 많다. 대표적인 인물이 명나라의 창업자 주원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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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국의 마오쩌둥과 명나라의 주원장, 자료: Bai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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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부터 시작된 중국의 경기하강과 경제위기설은 중국의 코로나 발병에다 2020년부터 시작된 시진핑의 3기 집권을 위한 "공동부유론(共同富裕论)"이라는 정치 어젠다에 함몰된 정부가 부동산 정책에서 헛발질을 하면서 시작된 것이다.

중국은 시진핑 1-2기 집권의 정치어젠다로 "위대한 중화민족의 부흥"이라는 "중국의 꿈(中国梦)"을 내세웠지만 국민들의 체감 경제는 별로였다. 주석은 5년 임기에 단 1번 연임할 수 있다는 헌법 조항에서 1번 연임 조항을 삭제한 시진핑은 2020년부터 3기 집권을 위해 새로운 정치 어젠다로 구름 잡는 얘기인 "중국의 꿈(中国梦)"에서 좀 더 현실적인, 다 같이 잘 먹고 잘 살자는 "공동부유론(共同富裕论)"을 내세우고 14억 인민들의 동감을 이끌어 내는 작업을 시작했다.

중국 정부는 "공동부유론(共同富裕论)"의 공공의 적으로 손볼 놈 3놈을 골랐다. 부동산투기 조장으로 서민들 등골 빼는 부동산업, 독과점으로 서민들 주머니 터는 플랫폼기업들, 부모들 등골빼 폭리를 취하는 사교육업체가 대상이었다. 2021년 이후 이들 3개 업종은 정부규제의 된서리를 맞아 줄줄이 몰락했고 가장 충격이 컸던 것이 대출규제를 강하게 받은 부동산업이었다.

툭하면 부도나는 1위 부동산회사, Why?



2022년에 중국 1위 부동산업체였던 비구이위안(碧桂园)이 2023년 8월 부도가 나면서 "중국 부동산발 경제위기(중국판 리먼사태)"라는 단어가 온 언론을 도배했다. 그 이전인 2021년 9월에도 중국 1위 부동산업체였던 헝다부동산(恒大集团)이 부도나면서 "중국 부동산발 경제위기(중국판 서브프라임사태)"가 났다는 기사가 넘쳐났다. 그러나 2024년 2월 현재까지도 헝다는 부도난 지 3년이 지났지만 청산 않고 사업을 하고 있고, 비구이위안 역시 여전히 사업을 하고 있다.

도대체 중국의 부동산 1위 업체는 왜 이렇게 자주 부도가 나는 것일까? 그리고 1위 업체가 부도났을 정도로 업계가 어렵다면 2위 이하 업체는 모조리 다 부도나야 정상일 것 같은데 2위 이하 업체는 멀쩡하게 살아있다.

금융위기가 나면 금리폭등, 환율폭락, 주가폭락이 있어야 하는데 2021년 9월 헝다부동산(恒大集团) 부도, 2023년 8월 비구이위안(碧桂园) 부도 시기에 "중국부동산발 금융위기"설이 서방언론에 난무를 했지만 중국에 금리폭등, 환율폭락 현상은 없고 주가는 하락은 했지만 폭락 조짐은 보이지 않고 2024년 2월 들어서는 반등세다.

풀은 바람 부는 방향으로 누워야지 반대로 일어서면 말라 죽는다. 2021년 9월 부도난 헝다부동산(恒大集团)은 비유하자면 고속도로를 역주행하다 사고친 경우다. 2021년 정부가 부동산 과열에 투자 축소와 현금 흐름 확보를 하라는 "3개의 레드라인 규제정책(三道红线)"을 냈지만 헝다의 쉬자인 회장은 2016년에 부동산 규제 조치에 정반대로 확장 전략으로 대박을 낸 경험 때문에 투자 축소가 아니라 혼자서 투자 확대하는 정책을 쓰다가 대출이 막혀 부도를 낸 것이다. 정부 정책에 순응했던 비구이위안(碧桂园), 만과(万科) 같은 2위 이하 업체는 멀쩡하게 살아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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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헝다부동산의 부도와 여타업체의 비교. 자료: cr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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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8월 비구이위안(碧桂园)은 헝다부동산(恒大集团)과는 정반대로 정부 정책 모범생으로 정부 정책을 액면대로 지키려다가 부도낸 경우다. 비구이위안(碧桂园) 양궈창 회장은 17세 때까지 제대로 된 신발을 신어본 적이 없는 가난한 흙수저 출신으로 맨땅에 헤딩하면서 중국 1위 부동산업체를 키운 입지전적 인물이다.

중국정부가 2021년부터 내리 3년 부동산 규제를 하면서 부동산업계에 대출을 축소시킨 데다 부동산 가격 하락과 수요 축소로 인한 부동산업체 자금난으로 공사 중단이 속출하자 서민들의 피해가 막심해졌고 큰 사회문제가 되었다. 그러자 2022년 7월 중국정부는 부동산기업들이 청약한 아파트를 "책임지고 기한 내 완공하라는 명령(保交楼)"을 내렸다.

그러나 부동산업계에 대출 축소가 지속되고 추가 분양은 안 되는 상황에서 신규자금 유입은 줄어드는데 많은 아파트를 준공하면 할수록 자금부족이 심각해진다. 2022년과 2023년 상반기에 중국에서 가장 많은 아파트를 준공한 1위 업체 비구이위안(碧桂园)은 가장 먼저 자금 부족에 봉착해 부도 사태에 내몰린 것이다. 그러나 준공 물량이 크지 않았던 만과(万科), 보리부동산(保利发展) 같은 2위 이하 업체는 멀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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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비구이위안(碧桂园)의 부도와 여타업체의 비교. 자료: cr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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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언론이 오해하는 중국 부동산 스토리 3가지



중국은 겉으로 보면 북한과 미국을 반반 섞어 놓은 나라다. 그래서 중국이 익숙해 보이지만 우리는 북한도 잘 모르나 미국도 잘 모르는 것처럼 정작 중국을 잘 모른다. 한국언론에 등장하는 중국부동산 위기스토리 3가지에 대해 한번 짚고 갈 필요가 있다.

첫째, 중국부동산 1위 기업의 부도가 중국 부동산업계 전반으로 그리고 금융위기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다. 한국 국토면적의 98배, 인구 28배인 중국은 부동산업체들이 수도 없이 많고 1위 업체라고 해도 상위 100대 기업 내에서 점유율이 겨우 5-7%선에 불과하다.

그래서 1위 업체의 부도라고 해도 사회적 심리 충격은 크지만 부동산업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 그리고 중국 부동산회사에 대출해 준 대부분의 은행은 국유은행이다. 국유은행은 국가가 부도나지 않는 한 부도나지 않는다.

둘째, 중국부동산의 GDP비중이 30%가 넘어서 "중국부동산이 중국 경제위기의 원흉이다"라는 스토리다. 중국의 GDP에서 건축과 부동산을 합한 부동산의 비중은 최고치가 15%였고 2023년 기준 12%선에 불과하다.

세계의 공장, 중국은 제조업과 공업의 나라지만 중국 GDP에서 제조업의 비중은 39%, 공업의 비중이 33%선인데 부동산이 공업 비중 수준이라는 것은 과장이다. 철강, 시멘트, 건자재, 가구, 가전, 자동차 같은 연관산업을 모두 합하면 30%가 넘는데 이를 모두 뭉뚱그려 합쳐서 부동산업으로 퉁치는 것은 과하다.

셋째, 한국 언론에는 영국의 어떤 연구소 연구원의 얘기라고 하면서 중국도시의 빈집이 1억 3천만 채가 넘어 심각한 재고 과잉이라는 스토리도 넘쳐난다. 중국의 총 가구수는 4.9억 가구인데 중국의 도시화율은 65%선이다. 그러면 도시 가구수는 3.2억 가구라고 볼 수 있는데 만약 빈집이 1.3억 채 라면 빈집이 40%라는 얘기다. 그러면 도시주택 중 2.5채 중 하나는 비어 있어야 하는데 이것은 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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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1998년부터 상품용 주택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했는데 1998년부터 누적 주택건설 수는 2.1억 채 정도로 추산된다. 중국이 연간 판매 주택수는 최고치였을 때 연간 1,691만 채였고 부동산경기가 최악인 2023년의 경우 699만 채에 그치고 있다. 한국이 역대 최대 주택 건설시기에 200만 호 건설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2023년 같은 최악의 시기도 한국 최고 피크의 3.5배 수준이다.

2023년 부동산 경기침체로 중국의 부동산 재고비율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그 수가 1.3억 채에 달한다는 것은 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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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버블 잡다가 소비 투자심리 죽였다



중국의 부동산 경기하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2000년 이후 세 번째 경기하강이다. 과거 2번의 경기하강과 비교하면 폭은 작았지만 경기하강의 기간은 가장 길었다.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과도하게 풀린 돈이 부동산으로 몰리자 투기가 생겼고 여기에 "공동부유라는 정치 어젠다"가 같이 작용하면서 통상 1년~1년 반 정도인 부동산 규제를 내리 3년 하는 바람에 부동산시장을 패닉으로 몰아넣었다.

"집은 거주하는 곳이지 투기하는 곳이 아니다((房住不炒·방주불초)"라는 구호성 정책 문구가 등장하면서 부동산업계에 서리가 내렸다. 중국정부가 2020년부터 부동산업계에 3가지 레드라인(三道红线)을 설정한 이후 중국 부동산업계 100대 기업의 매출액은 58%나 감소했다. 여기에 중국의 1위 업체였던 헝다, 비구이위안 등이 모두 나가떨어진 것이다.

중국은 3년간의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부동산 버블은 잡았지만 잃은 것이 컸다.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부동산의 "자산효과(Wealth Effect)"가 사라지자 투자심리가 냉각되었다. 부동산 규제 3년간 GDP의 39%에 달하는 50조 위안의 중국의 부동산과 주식시장 시가총액이 공중으로 사라졌다.


부동산의 자산효과(Wealth Effect)는 소비심리에도 치명적 영향을 미쳤고, 부동산 매출액이 반토막 이상 나면서 연관산업이 순차적으로 타격받아 전통산업도 불황 속으로 빠져들었다. 중국은 지금 소비의 GDP 비중이 63%에 달하는 소비의 나라인데 2023년 들어 중국의 소비심리는 최근 20년 중 최악으로 추락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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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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