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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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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불패, 신인험지, 평균 58세…쇄신 희미해진 여당 공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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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27일 서울 성동구의 한 북카페에서 ‘기후 미래 택배’ 공약 발표 후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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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여성 인재, 유능한 정치 신인의 적극적인 발굴과 등용에 매진하겠습니다.”

지난달 16일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의 첫 공관위 회의 당시 발언이다. 그는 “국민 여러분, 두고 바라봐 달라”는 말도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공천 결과에선 그 약속은 공수표로 확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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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원 기자


중앙일보 분석 결과 27일 현재까지 국민의힘은 253곳 지역구 중 절반 조금 넘는 133곳의 후보를 확정했다. 여성은 모두 12명(9%)으로, 10명 중 1명이 안 된다. 지난 21대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여성 공천 비율(11.1%)에도 미치지 못한다. 청년 공천 비율 격차는 더 크다. 133명 가운데 30·40대는 18명(13.5%)에 불과하다. 지난 총선 땐 19.6%였다. 정치 취약층에 대한 보수 진영의 문턱이 더 높아진 것이다.

공천을 확정지은 신인 상당수는 험지로 보내졌다. 이성심(서울 관악을)·이수정(경기 수원정)·김효은(경기 오산)·김민서(전북 익산갑)·박정숙(전남 여수갑) 등 총선 경험이 없는 여성들은 험지에 도전장을 낸 반면, 배현진(서울 송파갑)·조은희(서울 서초갑)·김미애(부산 해운대을) 등 전·현직 의원 다수가 당 강세 지역에 공천을 받았다. 서울 열세 지역에선 전상범(강북갑)·박진웅(강북을)·이승환(중랑을)·이상규(성북을)·김재섭(도봉갑) 등 30·40대 청년들이 총대를 멨다. 박은식 비대위원은 보수 불모지인 광주 동-남을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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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원 기자


청년·여성의 공천 비율 저하는 국민의힘의 ‘시스템 공천’에 내재한 ‘현역 불패’ 경향 때문이란 분석이다.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특검 법안 및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 법안) 표 단속 및 제3지대 이탈을 막기 위해 현역 물갈이를 최소화하다 보니 신인 등용문이 좁아졌다는 것이다.

현역의 상당수가 재도전 기회를 얻으면서 공천 확정자의 평균 연령은 58.3세로, 최근 10년 새 가장 높다. 20대 총선 때 56.3세였던 새누리당 총선 후보의 평균 연령은 21대 총선 때 55.8세로 다소 낮아졌다가 이번에 큰 폭으로 고령화됐다. 당에선 “이대로 가면 ‘꼰대남’ 공천 소리를 들을 것”(수도권 의원)이란 말이 나온다.

그러자 최근 공관위 내부에선 청년·여성 공천을 늘려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하다. 공관위 관계자는 “오디션 방식의 국민추천제를 도입하면 훌륭한 정치 신인을 서울 강남권이나 영남에 전략공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공천 쇄신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날 선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날 취재진에게 “제가 안 나간다. 윤희숙 의원이 멋진 승부를 위해 뛰고 있고, 장제원 의원과 김무성 전 대표는 불출마했다”며 “굉장히 많은 포인트가 있는데, 앞부분을 잊어버리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특정한 집단을 쳐내는 식의 피를 보는 공천은 이재명 대표가 하고 있는 거다. 그걸 바라시나, 그게 정상적 정치인가”라며 “정당 시스템을 통해 사심 없이 공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공천은 제가 관할하고 책임도 제가 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충남 아산갑의 이명수(4선) 의원은 이날 “사심을 버리고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개혁·혁신의 대상이 되겠다”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울 영등포을에서 경선을 하게 됐던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도 “박용찬 후보 지지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김기정·전민구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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