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위협 맞서 작전계획 채택…국방 대규모 투자·여성 징집·집에 비상물자 비축
'북유럽 핵심 국방강국' 스웨덴 품은 나토 '윈윈'…"회원국들의 롤모델"
스웨덴 사브사의 JAS-39 그리펜 전투기 |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오랫동안 자주국방을 지향하며 상당한 군사력을 갖춰온 스웨덴이 군사적 중립국 지위를 포기하고 26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최종 가입하게 되면서 유럽 각국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스웨덴의 합류로 나토는 탄탄한 군사력을 갖고 북유럽에서 핵심적인 방어력을 제공하는 반(反)러시아 성향의 국가를 얻게 됐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평가했다.
외신에 따르면 '마지막 관문'이었던 헝가리 의회가 이날 오후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안을 가결함에 따라 스웨덴은 지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함께 나토 가입을 추진한 인접국 핀란드에 이어 32번째로 나토에 합류하게 됐다.
그간 상대적으로 국방에 투자하지 않은 다른 유럽 국가들과는 달리 양국은 장기간 비동맹 중립 노선을 유지하면서도 러시아의 공격 가능성에 대비해 국방에 대규모로 투자해왔다.
양국의 국방예산은 나토 회원국들의 목표치인 국내총생산(GDP)의 2%를 각각 넘어선다.
나아가 대체로 국방을 군인들의 전유물로 인식하는 다른 국가와 달리 전 국민이 참여하는 스웨덴의 '총력 방어'(Total Defense) 체제는 러시아의 위협을 우려하는 유럽 각국에 하나의 모델을 제공한다고 WSJ은 설명했다.
스웨덴 정부 웹사이트는 "모든 16∼70세 스웨덴 거주자는 스웨덴 총력 방어의 일부"라고 명시하고 있다.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하면서 러시아의 위협이 커지자 스웨덴은 러시아와 직접 국경을 접한 핀란드의 비상시 대비계획을 모델로 총력 방어 작전계획을 채택했다.
이후 2017년 징병제를 다시 도입하고 여성도 징집 대상에 포함하는 등 국방에 참여하는 국민의 폭을 넓혔으며, 민간인들에게 2주분의 식량·물 등 물자를 집에 비축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정부는 또 '위기나 전쟁이 벌어진다면'이라는 제목의 소책자에서 "스웨덴이 공격받으면 저항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팔 욘손 스웨덴 국방장관은 "최근 수년간 안보 환경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사회에서 (안보) 의식이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스웨덴 정부가 보통 국민들에게 폭넓게 국방의 중요성을 전해온 결과, 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군에 대한 지지도는 2012년 56%에서 지난해 81%로 꾸준히 높아졌다.
세계 정상권으로 꼽히는 스웨덴 방위산업도 스웨덴 국방을 든든히 떠받치고 있다.
스웨덴은 오랫동안 동맹국이 없이 스스로 국방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으로 인해 자체 무기 확보를 지향해왔다.
여기에 스웨덴의 정보기술(IT) 산업 성장이 맞물리면서 스웨덴 방위산업은 기술적으로 최첨단인 데다 수출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스웨덴 방산기업 사브는 자체 개발한 첨단 전투기 JAS-39 그리펜을 갖고 있으며, 고성능 잠수함도 생산한다.
또 사브가 미 보잉과 공동 개발한 '지상발사 소구경 폭탄'(GLSDB)은 지난달 말 우크라이나에 제공돼 실전에 투입됐다.
스웨덴은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도 적극적이다.
스웨덴은 최근 우크라이나에 대한 15차 군사지원 패키지를 발표했다. 이번 패키지의 규모는 지원 개시 이후 최대인 약 6억9천만 달러(약 9천190억원) 이상에 이른다.
스웨덴이 제공한 아처 자주곡사포, CV90 장갑차는 우크라이나군에서 애지중지 사용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스웨덴의 아처 자주곡사포 |
이에 따라 나토와 유럽 각국에서는 스웨덴·핀란드의 가입이 러시아의 위협에 직면해 국방력을 강화해야 하는 다른 유럽 국가들에 본보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나토와 영국·덴마크 등의 군 수뇌부와 최고위급 당국자들은 최근 다른 나토 회원국들에 대해 러시아·중국 등의 위협에 대응해 핀란드나 스웨덴처럼 행동하라고 권고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유럽 관리들은 양국의 나토 가입이 나토 내부에서 완전히 새로운 사고방식을 가져오고 있다고 말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지난해 10월 나토 회의에서 스웨덴이 "혁신과 방위산업, 최고 수준의 기술에 대해서라면 제공할 것이 많이 있다"고 밝혔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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