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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삼성·하이닉스보다 먼저'…마이크론의 역습, 의문부호 붙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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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AI시대 '핫템' HBM, 2라운드 승자는 누구④

[편집자주] 영원한 '형님'은 없다. 1인자 삼성전자와 후발주자 SK하이닉스·마이크론 구도는 옛말이 됐다. AI 열풍이 몰고 온 HBM 바람엔 SK하이닉스가 먼저 탑승해 앞서 나가고 있다. 최근 메모리반도체 업계에서 가장 핫한 키워드 HBM이 가져온 메모리 빅3 판도 변화를 살펴본다.


머니투데이

/사진 = 조수아 디자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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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3위 마이크론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양강 체제에 도전장을 냈다. 미래형 D램인 HBM(고대역폭메모리) 신제품을 출시하고, 대만·일본 생산량 확대 등 굵직한 투자안을 잇따라 발표했다. 탁월한 설계 기술력을 앞세워 HBM을 돌파구로 삼겠다는 계획이지만, 업계의 의구심은 여전하다. 양대 업체에 비해 생산능력이 부족하고, 여전히 개발 속도가 느리기 때문이다.

마이크론은 27일 HBM3E 양산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보다 양산시점이 한 발 빠르다. 24GB 용량의 8H(8단) HBM 3E는 2분기부터 출하가 시작되는 엔비디아의 'H200'에 탑재된다. 출시 전부터 공언했던 전력소모량 감축과 성능 개선도 자신했다. 산제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경쟁사보다 전력 소모량이 30% 적고, 성능은 10% 뛰어난 HBM3E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마이크론의 올해 HBM 분야 계획은 크게 3가지다. 첫번째는 초미세공정 기술인 1베타(β)와 1감마(γ) 공정을 활용한 HBM 생산이다. 업계 최선폭인 1베타 D램을 바탕으로 생산하는 HBM은 성능만 놓고 봤을 때 SK하이닉스의 HBM3E(5세대)와 동일하다.

둘째는 해외 팹(생산시설)의 확대다. 일본 정부의 보조금 1조 7000억원을 앞세운 히로시마 팹 외에도 대만에서 HBM 투자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간 삼성·SK하이닉스에 비해 생산 능력이 떨어졌던 만큼 HBM 분야에서만큼은 생산량이 뒤처지지 않겠다는 의욕이 강하다. 마지막으로는 고객사와의 협력 확대가 꼽힌다. 마이크론은 주요 고객사와 퀄리티(품질)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력 문제는 여전히 발목을 잡는다. 마이크론이 HBM 시장에 뛰어든 시기는 2018년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2010년대 초반부터 투자에 나섰다. 양산 시점과 시제품 개발 속도 모두 늦다. 2대 제조사가 HBM3E 상용화 계획을 발표하자 마이크론도 부랴부랴 HBM3E를 올해부터 만들겠다고 밝혔다. HBM3(4세대)를 건너뛰고 생산하는 만큼 노하우는 물론 성능·수율에도 의문부호가 붙는다.

또 다른 복병은 웨이퍼당 생산 칩 숫자를 의미하는 넷 다이(Net Die)다. 같은 공정 수준에서도 마이크론은 선폭이 넓어 넷 다이가 떨어지기 때문에, 생산 효율이 낮다. 통상 테크 전환 시 넷 다이는 20~30% 증가하지만, 마이크론이 HBM3E 공정으로 전환할 당시 유의미한 변동은 없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동일 공정 기준이라면 마이크론의 효율은 삼성·하이닉스보다 떨어진다"고 말했다.

생산 능력이 모자라는 점도 문제다. 마이크론의 D램 생산능력은 월 웨이퍼 30만장(지난해 1분기 기준)으로, 같은 기간 삼성전자(약 70만장)나 SK하이닉스(약 44만장)에 뒤쳐진다. HBM 분야에서 생산능력을 크게 증가시키겠다고 발표했으나, 경쟁사에 비해 규모가 작다. 삼성전자는 올해 HBM 공급 물량을 전년 대비 2.5배 늘리겠다고 했고, SK하이닉스도 2배 이상 확대할 방침이다.

업계는 마이크론의 5세대 HBM 계획이 구체화되면서 경쟁이 격화할 것으로 내다본다. HBM 생산 업체 핵심 관계자는 "그간 마이크론은 HMC(하이브리드 메모리 큐브) 투자에 주력해 왔고 뒤늦게 HBM 경쟁에 참여했기 때문에 아직은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지배적인 평가"라며 "가장 먼저 5세대 양산에 성공했지만, 단기간에 시장점유율을 높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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