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병원 내부 커뮤니티에 간호사 불만 글 쇄도
대전 4개 대학병원 국방부에 전문의 인력 24명 요청
불만 쌓이는 간호사 |
(대전·천안=연합뉴스) 유의주 이주형 기자 =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전공의 이탈 등 집단행동이 벌어진 지 8일째인 27일 현장을 지키는 의료진들은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병원들이 병상수를 줄이고 간호사를 투입하는 등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인력 부족으로 응급실, 중환자실, 수술실 가동률이 떨어지며 환자 불편도 장기화하고 있다.
27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6일 오후 기준 대전 지역 10개 종합병원(2·3차 병원)은 전체 병상 4천426개소 중 80%가량만 가동 중이다.
수술실(110개)은 84.8%, 중환자실(427병상)은 7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충남대병원, 건양대병원, 대전성모병원 등 대전지역 5개 주요 대학·종합병원은 현재 수술 건수가 최대 40%가량 줄어든 가운데, 대전 시내 전체 수련의(인턴·전공의) 527명 중 80.8%(426명)가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다수는 5개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어 전공의 공백을 메우는 의료진들의 업무 과중도 지속하고 있다.
'수술실 간호사'라고 불리는 PA(Physician Assistant) 간호사는 의사의 진료를 보조해야 함에도 전공의 공백이 장기화하면서 의사의 업무를 대신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역 한 종합병원 간호사는 "산부인과, 외과 등에서는 PA 간호사 없이는 업무에 마비가 올 정도"라며 "PA 간호사가 아닌 일반 간호사도 이들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며 "전공의 업무를 대신하는 것뿐 아니라 수술 연기와 취소 관련 환자 안내, 민원 상담도 간호사들의 몫"이라고 토로했다.
의사 있는 병원을 찾아서 |
최근 블라인드 등 온라인커뮤니티 내부 게시판에는 업무 과중에 따른 지역 종합병원 간호사들의 불만도 속출하고 있다.
한 간호사는 "의사 파업이면 의사가 공백을 메꿔야지 왜 의사 일을 두고 간호사들끼리 서로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싸우는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또 다른 간호사는 "공문까지 보내면서 의사 일을 간호사한테 시키는데 이건 의료법 위반이 아니냐"며 "신고할 수 없는 것이냐, 죄 없는 간호사가 중간에서 고생하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대전시에 따르면 충남대병원, 대전성모병원, 을지대병원, 건양대 병원이 국방부 소속 전문의(공중보건의) 인력 지원요청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을지대병원은 내과, 마취통증의학과, 응급의학과 등 11명, 건양대병원과 대전성모병원은 각각 5명, 충남대병원은 3명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충원 인원은 현재까지 단 1명도 없었다.
충남 지역에서는 전날 기준으로 단국대, 순천향대병원 9개 수련병원 전공의 300명 중 73%인 220명이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229명(76%)이 근무지를 이탈한 상태다.
천안지역 대학병원에서는 수술 건수가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입원환자 수는 전공의 집단행동 이전보다 30%가량 감소한 수준이 이어지고 있고, 전공의 중 복귀자는 없는 상태다.
단국대병원 관계자는 "중증 응급수술 및 암 환자 수술 위주로 진행하면서 수술 건수가 평소의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coo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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