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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우리금융과 인연 미혼모의 양육 선택 [0.7의 경고, 함께돌봄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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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그룹, 미성년 미혼 한부모 자립 지원

‘우리 원더패밀리’ 사업 매달 50만원 생활비

“안정적인 자립 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목적”

미혼모 생활시설 ‘도담하우스’는 산후지원

직업재활교육 연계·퇴소후 주거지까지 제공

헤럴드경제

도담하우스 생활실은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장난감들과 산모와 아이에게 독립적 공간을 줌으로써 다양한 산후 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홍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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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모인 예진(가명)양은 아기를 낳고 11일이 지나서야 보고 싶던 친딸을 품에 안았다. 임신 사실을 알았을 때 가족의 반대로 ‘양육’을 포기하고 ‘입양’을 선택하는 바람에,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임시보호 시설로 옮겨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아이를 낳고 보니, 이내 직접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절실했다. 미혼모 시설 관계자에게 “입양을 철회하고 싶다”고 밝히고 가족들의 동의를 얻기 위해 함께 설득에 나섰다. 시설 관계자는 “우리금융과 같은 민간 지원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미혼모 가족을 설득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결국 예진양은 우리금융으로부터 생활비 지원을 받으며 아이와 함께 지낼 수 있게 됐다.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7월 홀로 자녀를 키우는 미성년 미혼 한부모를 위한 자립 지원 사업 ‘우리 원더패밀리’를 시작했다. 이 사업은 미성년 미혼 한부모의 자립을 지원하고, 동시에 한부모의 자녀도 함께 보호하고자 하는 취지로 기획됐다. 만 19세 이하 미성년 미혼 한부모(임산부 포함)의 경우 만 20세가 되는 달까지 매달 50만원이 지원되며, 만 19세 이상의 경우 1년간 지원된다.

▶미혼모 ‘자립’ 위해선...정부 보조금으로 역부족, 민간지원 절실=최근 헤럴드경제가 찾은 도담하우스는 ‘우리 원더패밀리’사업의 대상자가 묵고 있는 미혼모 생활시설이다. 서울시 송파구에 있는 도담하우스에는 현재 총 12명의 산모와 아동이 지내고 있다. 우리금융과 도담하우스의 인연은 지난해 추석 당시 우리금융이 ‘미래나눔 꾸러미’를 나눠주며 시작됐다. 당시 명절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는 8만원 상당의 식품으로 구성된 꾸러미가 도담하우스에 주거하는 미혼모들에게 전달됐다.

도담하우스는 출산 지원이 위급한 산모들을 우선적으로 위하는 미혼모 시설이다. 아이가 나올 때까지 임신 사실 조차 몰랐다가 응급 출산을 한 미혼모들이 하루아침에 입소하는 곳이기도 하다. 출산 후 도담하우스에 입소하면, 시설은 먼저 출산 전후의 의료지원을 제공한다. 입소자들은 2층 생활실에서 지내게 되는데, 산모와 자녀가 다른 이들과 독립된 공간을 공유하며 돌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생활실 1개 방은 늘 위급한 상황을 위해 비워놓기 마련이지만, 관계자는 이날 마지막 방마저 긴급 출산한 또 다른 미혼모에게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래는 아기와 엄마를 포함해 10명의 정원만 받는 게 원칙이지만, 아이를 데리고 당장 오갈 데 없는 산모가 많아 언제나 정원을 넘기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3층 생활실 및 상담실은 아이를 키우기 위한 ‘부모교육’이 진행되는 곳이다. 그외 심리검사상담, 문화체험 등 자립을 위한 온갖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부모가 직업 재활교육을 받거나 개인 용무를 보기 위해 외출했을 때는 전문 자원봉사자가 아이들을 돌봐주기도 한다. 도담하우스는 밖에서 봤을 때 미혼모의 생활시설이라는 게 드러나지 않게 일반 거주용 빌라의 형태를 하고 있는데, 이같은 점 덕분에 미혼모들은 맘 편히 외출을 할 수 있다는 게 직원들의 설명이다.

도담하우스는 단순히 산후 지원에 그치지 않고 미혼모를 위한 직업재활교육을 연계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퇴소 후 지낼 수 있는 주거지까지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두 명의 미혼모가 검정고시를 봤으며 다른 이들은 간호조무사 자격시험, 컴퓨터 실무, 의상제작실무 과정, 그리고 부동산공인중개사 재활교육까지 수료해 자격증을 취득했다. LH와 SH의 주거지를 얻기 위해선 500만~600만원 수준의 본인 부담금이 필요한데, 이마저 복지재단에 지원 신청서를 내서 자립준비를 시켜주는 게 이 곳의 특징이다.

시설 관계자들은 이같은 자립 지원을 하기 위해선 하나같이 ‘우리 원더패밀리’와 같은 형태의 민간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미혼모가 밖에 나가서 아이를 키워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보조금만으로 택도 없는 게 현실이다.

도담하우스 관계자는 “정부로부터 받는 보조금은 입소자 한 명당 약 15만원의 생활비, 39만원의 생계비 수준”이라며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생활을 넘어 직업 재활 등을 병행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라고 말했다.

▶통계상 50%의 미혼모 지원하는 우리금융미래재단=우리금융은 이같은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우리 원더패밀리’사업을 시작했다. 미혼모들에게 지원되는 현금은 그들이 아이와 정상적인 생활을 꾸려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신청자 중에는 만 14세의 최연소 대상자들도 있다. 대상자 한 명당 우리금융의 총 지원기간은 64~65개월에 달한다.

우리금융미래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30일 기준 원더패밀리 대상자로 선정된 미혼모는 총 90명이다. 이는 2022년 인구총조사 기준 전국 미성년 미혼 한부모 157명 중 약 57.3%에 해당하는 숫자다. 직접 통계로 잡히는 미혼모의 숫자가 실제와 괴리가 있긴 하지만, 매우 넓은 대상자 폭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우리금융미래재단 직원들은 지원 기간 동안 태어난 아기가 백일, 돌 등을 맞을 때 선물을 직접 사서 미혼모를 찾아가기도 한다.

시설 관계자는 “미혼모들의 주거문제까지 해결해주는 등 입소자의 사후관리를 그 어느 곳보다 철저하게 하고 있지만 간혹 입소자가 적다는 이유로 후원을 주저하는 기관들도 있다”며 “우리금융과 같은 미혼모 지원이 늘어난다면 시설은 더 많은 서비스 제공에 집중하고 더 많은 입소자들이 들어오게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미래재단 관계자는 “미성년 한부모 역시 보호의 대상이지만 그렇지 못할 때가 더 많다”며 “미혼모가 그냥 자립이 아니라 ‘안정적인 자립’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홍승희 기자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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