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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5 (월)

[사설] 신선함 없는 여야 공천, 유권자 눈높이에 눈 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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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속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4·10 총선을 향한 각 당 후보자 공천 결과가 매우 실망스럽다. 여야 가릴 것 없이 ‘인적 쇄신’을 표방하고 나섰지만 결국 말의 성찬에 그치고 말았다는 중간평가를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국민의힘은 현역 의원 등 기득 세력이 여전히 건재를 과시하고 있으며, 더불어민주당은 비명·친명간 극한의 갈등으로 내홍이 더 깊어지고 있다. 도도한 민심의 흐름과 유권자의 눈 높이에는 아예 눈을 감은 모습이다. 새로운 인물도, 정책도 없는 ‘맹탕 총선’이란 우려도 함께 깊어지고 있다.

70% 가량 공천을 마친 국민의힘은 외견상 잡음이 거의 없어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하다. 하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 보면 고개를 가로젓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의힘 공천 중간 결과에 대해 ‘신인횡사’라는 조어까지 뒤따른다. 다선의 중진과 윤석열 대통령과 가깝다는 이른바 ‘윤핵관’에 대한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 요구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전달됐지만 장제원 의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자리를 지켰다. 경선에 참여한 중진들은 감산율이 적용되는 불이익을 받았으나 무난히 통과했다. 워낙 지역 인지도가 높아 웬만한 신인들은 그 벽을 넘기가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하위 10% 컷오프룰도 재배치 등을 통해 공천을 따냈다. 지역구 현역 의원 가운데 컷오프 대상자는 아직 단 한 명도 없다. 경쟁력을 이유로 들지만 인적 쇄신 의지가 있기는 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 역시 ‘비명횡사(非明橫死)’라는 비아냥거림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이재명 사당화(私黨化)’ 논란이 확산되면서 당 내분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경선 여론조사 업체 부정 선정 의혹이 터져나오고 ‘이재명 체포 동의안 표결’에 찬성한 의원들이 노골적인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 거세다. 실제 단수 공천된 현역 51명 중 비명계는 단 1명에 불과했다. 불만과 반발을 넘어 탈당하는 비명계 의원들이 줄을 잇고 있지만 이재명 대표와 당 지도부는 아무 말이 없다. 공천이 더 나은 정치를 위한 인재를 찾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세력을 유지할 ‘친위 부대’를 양성하는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21대 국회가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에 많은 국민들이 동의할 것이다. 민생보다는 당파적 이해를 늘 앞세웠으니 당연한 평가다. 그러기에 인적 쇄신을 통한 국회와 정치 혁신에 대한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 하지만 두 거대 정당은 이러한 국민적 열망에 전혀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했다. 적어도 지금까지 국민의힘과 민주당 공천 결과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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