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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국회의원 이모저모

'서울의 8배 선거구' 생기나…여야, 데드라인에도 협상 평행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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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부산도 -1석' 안 되면 원안 처리" 與 "기형적 선거구 막는 특례구역 설정"

오늘 정개특위 무산돼 원안 처리 가능성…협상 연장해 3월 임시회 처리 관측도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고상민 기자 = 여야가 4·10 총선 선거구 획정안의 국회 처리 협상 '데드라인'인 26일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획정위)가 국회에 제출한 획정안을 수정해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려면 이날 오후까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합의안을 의결한 뒤 획정위로 넘겨줘야 하지만, 정개특위 회의는 오후 5시가 넘어서도 열리지도 못한 상황이다.

이대로 여야 협상이 최종 불발돼 과반 의석의 민주당 주장에 따라 획정위 원안대로 4·10 총선을 치르면, 강원도에는 서울 면적의 8배에 달하는 기형적 형태의 '속초·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 선거구가, 경기 북부에는 서울 면적의 4배에 달하는 '포천·연천·가평' 선거구가 각각 생긴다.

연합뉴스

애국가 부르는 여야 원내대표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2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회도서관 개관 72주년 기념행사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2024.2.20 saba@yna.co.kr



국민의힘 윤재옥,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김진표 국회의장과 함께 정례 오찬 회동을 하고 선거구 획정안을 비롯해 오는 29일 국회 본회의에 올릴 안건을 논의했으나, 선거구 획정 문제를 두고는 견해차만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전북 의석을 1석 줄이는 대신 부산 의석도 1석 줄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여당이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획정위 원안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여당 '텃밭'인 서울 강남과 부산의 지역구 숫자는 그대로 두고, 민주당 우세 지역인 경기 부천과 전북에서 1석씩 줄이는 내용은 수용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은 인구수에 따라 획정위가 조정한 지역별 국회의원 정수를 여야가 임의로 변경할 수 없다며 민주당 요구에 선을 긋고 있다. 또 기형적 선거구 탄생을 막기 위해 서울·경기·강원·전남에 '특례구역 4곳'을 설정하기로 여야가 잠정 합의해 둔 내용을 그대로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원내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민주당이 내부 설득이 안 된다는 이유로 원안대로 하자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개특위 간사인 김영배 의원은 통화에서 "여당의 입장 변화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며 "이대로라면 본회의 전날인 28일 정개특위를 열어 원안을 처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여야 원내지도부와 정개특위 간사는 지난 주말에도 물밑 접촉을 이어갔으나, 기존 대치 상황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한 상태다.

이날 정개특위 전체회의 의결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4·10 총선에 적용될 선거구 획정안은 작년 12월 5일 획정위가 국회에 보내온 원안대로 처리될 가능성이 커졌다.

21대 총선에 적용된 현행 선거구 일부는 위헌 결정이 난 터라 어떻게든 재획정이 이뤄져야 하는 상황인 만큼, 결국 여야 합의안이 나오지 않으면 위헌 요소를 제거한 획정위 원안을 의결할 수밖에 없어서다.

획정위 원안에 따르면 서울과 전북에서 각 1석이 줄고, 인천·경기에서 각 1석이 늘어난다.

아울러 획정위 원안을 처리하면 여야가 잠정 합의한 서울·경기·강원·전남 4개 지역의 구역조정 방안도 백지화된다. 여야는 앞서 서울 종로, 중·성동갑·을, 춘천을 비롯한 강원 8개 선거구 등을 특례에 따라 지금처럼 유지하는 내용의 구역조정에 공감대를 이뤘다.

다만, 여야가 의석수가 감소하는 전북 지역의 반발, 기형적 형태의 '공룡 선거구'가 탄생하는 강원도의 비판 여론 등을 감안해 협상 기간을 연장한 뒤 3월 임시국회에서 '원포인트' 본회의를 소집해 선거구 획정안을 처리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통화에서 "29일 본회의 처리가 어려워질 경우 선거구 획정안 의결은 후보자 등록 직전인 3월 초중순까지 밀릴 수도 있다"며 "그마저 힘들다면 원안 의결밖에는 다른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진태 강원지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6개 시군을 묶는 '공룡 선거구'가 생겨나는 데 대해 "강원도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도내 의석수가 하나 더 늘어나야 이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된다. 비례대표 1석을 줄여 강원에 1석을 늘리는 것도 방안"이라고 했다.

전북이 지역구인 민주당 소속 의원 8명은 지난 23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획정위 원안대로면 전북 의석이 10석에서 9석으로 줄어드는 것과 관련, "인구 대표성, 지역 대표성 등 선거구 획정의 기본 원칙과 기준을 무시한 졸속 조정"이라며 10석을 사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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