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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사망률 60% 무서운 간암”…치료제 약물내성 없앨 ‘저해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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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화학연구원-광주과학기술원 공동연구팀

- 간암 치료제 내성문제 극복 신규 표적 개발

헤럴드경제

간암.[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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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전 세계 암 사망률 2위는 바로 간암이다. 간암 치료를 위한 표준 항암제인 소라페닙은 일정 기간 투여하면 약물 내성이 생겨 항암 효과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국내 연구진이 이 같은 약물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표적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화학연구원 의약바이오연구본부 정관령 박사 연구팀과 광주과학기술원(GIST) 의생명공학과 류동렬 교수 연구팀은 공동 연구를 통해 간암 치료의 장애물인 SIRT7(시르투인7) 단백질의 기능을 억제하는 저해제를 개발했다. SIRT7 저해제를 소라페닙에 내성을 지닌 실험동물에 투여하자, 항암 효과가 나타나는 결과를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

국립암센터 중앙암등록본부 통계에 따르면 2021년도 신규 암 발생자 27만7523명 중에서 간암의 경우 1만5131명이다. 최근 5년간 상대 생존율은 전체 암 평균 72.1%에 비해 간암은 39.3%로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방안 중, 유사한 작용 기전을 갖는 기존 표적 항암제의 내성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작용 기전 발굴에 관심이 높다.

일반적으로 절제 수술이 힘든 진행성 간암 환자의 경우 항암약물 요법을 사용하는데, 일부 한계가 있다. 면역항암제의 경우 투여 가능한 환자군에 제약이 있다. 표적항암제는 1차 치료제인 소라페닙, 렌바티닙과 2차 치료제인 레고라페닙 모두 암 증식에 관련된 다양한 인산화효소를 억제하지만 약물 내성이 많이 발생해, 환자 중 치료 효과가 나타나는 반응률이 20% 수준에 머무는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인산화효소 조절 방식의 기존 표적항암제와는 작용 기전이 다른 SIRT7 억제 방식의 화합물을 발굴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SIRT7 단백질은 종양이나 암 세포의 사멸을 늦추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여 암 치료의 장애물로 인식됐다. 이번에 개발한 화합물은 이런 SIRT7을 줄임으로써 항암 활성(효능)이 나타남을 확인했으며, 기존 간암 환자의 1차 치료제인 소라페닙에 내성이 있는 실험 모델에서도 효과를 보였다.

소라페닙 내성 간암 세포를 이식한 마우스 동물모델에 소라페닙을 단독 투여한 경우는 내성 때문에 약물의 항암 효능이 급격히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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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RT7 저해제 투여에 따른 항암 효능.[한국화학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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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이 2018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1세대 SIRT7 저해제의 경우 5mg/kg 용량으로, 1세대 저해제에서 300개 이상의 화합물 합성으로 분자구조식 변형 등 약물 최적화를 통해 효능을 높인 2세대 저해제는 그 절반인 2.5 mg/kg 용량만으로도 종양의 크기가 현저히 감소했다. 특히 SIRT7 저해제와 소라페닙 약물을 함께 투여한 동물군에서는 종양의 크기가 더 감소했다. 이를 통해 이번에 발굴한 SIRT7 억제 방식이 기존 항암제인 소라페닙의 효능을 일부 되돌릴 수 있음을 확인했다.

양 기관은 이번 기술개발 결과를 바탕으로 후속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국내 제약회사와 협력 연구를 위해 논의 중에 있다.

이영국 한국화학연구원장은 세계 최초로 발굴한 SIRT7 저해제 기술 선점 및 간암 치료 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국내 제약업계 및 연구자들과 긴밀한 협업을 계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임기철 GIST 총장은 “언젠가 반드시 도달해야 할 암 정복을 향한 인류의 위대한 진전”이라며 “임상 적용을 위해 GIST도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약리학 및 약학 분야 국제학술지 ‘드럭 리지스턴스 업데이트즈’ 3월호에 게재된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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