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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통화·외환시장 이모저모

'저마다 환전수수료 무료, 어디가 좋을까'... 외환 서비스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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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트래블로그' 인기에
토스·신한까지 무료 환전 참전
"고객 안 빼앗기려 출혈 경쟁"
한국일보

13일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면세점 구역이 여행객으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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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그룹이 불을 붙이고 토스뱅크가 부채질한 금융권 ‘무료 환전’ 서비스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수수료 수익을 포기해서라도 최대한 많은 고객을 끌어 모으겠다는 의지다.

하나은행은 영업점 전용 상품인 ‘하나 트래블로그 체크카드’ 즉시 발급 서비스를 주요 거점 점포 61곳에서 전 영업점(593곳)으로 확대한다고 22일 공지했다. 그간 하나머니·하나페이를 통해서만 발급했던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를 가까운 영업점에서 신청 즉시 받아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잔액 부족 시 연결계좌 자동 환전 결제 등 혜택도 추가했다.

서비스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여 고객 선점 효과를 더 오래 누리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무료 환전의 원조 격인 하나금융 트래블로그 카드는 26개국 통화로 바꿀 때 환전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해외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출금과 가맹점 이용 수수료도 무료다. 2022년 7월 출시 후 큰 인기를 끌면서 현재 해외 체크카드 이용금액 점유율이 4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토스뱅크가 가장 먼저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달 18일 “평생 무료 환전”이라는 파격적인 구호를 걸고 외화통장 서비스를 출시했는데, 17개국 해외 통화를 살 때와 팔 때 모두 24시간 100% 우대환율을 적용한다. 외화를 파는 환전까지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역마진’ 우려가 나왔지만, 토스뱅크 측은 “다양한 수익 모델이 있다”며 일축했다. 토스뱅크 외화통장은 출시 3주 만에 신규 계좌 60만 좌를 돌파하는 등 고속 성장 중이다.

다른 은행도 속속 무료 환전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신한은행이 14일 출시한 ‘쏠(SOL) 트래블 체크카드’는 30종 통화로 바꿀 때 수수료를 받지 않는 건 기본, 후발 주자답게 ‘일본 3대 편의점 5% 할인’ 등 해외여행 특화 혜택을 촘촘하게 추가했다. 환전 후 전용 계좌에 보유 중인 외화에 2%(미 달러화 기준) 특별 금리도 적용해 준다.

KB국민은행은 4월 중 환전수수료 면제를 포함한 해외 이용 특화 카드인 ‘KB국민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를 출시한다고 예고했다. 우리은행과 카카오뱅크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관련 상품을 준비 중이다. 이런 움직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 간 이동 장벽이 점점 허물어지는 상황에서 고객을 모두 빼앗기는 최악의 사태를 막고, 금융 거래를 더 유치하기 위해 은행들이 출혈 경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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