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가 촉발한 반도체 시장 재편과 세계 각국이 벌이는 보조금 경쟁에서 삼성전자가 '샌드위치' 신세에 놓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S&P500지수는 엔비디아가 발표한 '깜짝 실적'에 힘입어 또다시 최고가를 경신했다.
일본도 전날 도쿄일렉트론을 포함한 주요 반도체 장비주들이 주가 상승 랠리를 펼치며 닛케이지수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대만 자취엔지수 역시 지수 내 비중이 30%인 TSMC 주가 강세 영향으로 또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반면 23일 한국에서는 코스피가 전일 대비 0.13% 상승하는 데 그쳤다.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가 급등했지만 삼성전자가 전일보다 0.27% 하락한 여파다. SK하이닉스도 3.13%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만 이런 '강세장'에서 소외된 셈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삼성 소외 현상'이 AI로 촉발된 글로벌 반도체 시장 재편은 물론 각국에서 쏟아지는 보조금 정책과 연관됐다고 분석한다.
정우성 포스텍 교수는 "미국·일본 등 글로벌 테크산업의 주요 플레이어들이 첨단 반도체 공장 건설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은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반도체 랠리를 주도한 AI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거센 도전에 마주한 상황이다. AI 반도체 시장에서 독주체제를 굳힌 엔비디아는 대만 TSMC, SK하이닉스와 '동맹' 체제를 강화한 상태다.
삼성전자가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 생산을 위해 메모리사업부와 파운드리사업부가 협업하는 '턴키 전략'을 수립하고, AI 반도체의 두뇌 역할을 할 범용AI(AGI) 개발을 위해 'AGI컴퓨팅랩'을 신설하면서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시장 여건은 녹록지 않다.
반(反)엔비디아 진영의 대항마로 꼽히는 오픈AI와 협업 논의도 진행 중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최승진 기자 / 김제림 기자 / 뉴욕 윤원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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