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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슈 게임정책과 업계 현황

아이템 잘못 넘겼다가 수천만원 증발… ‘게임 사기’ 우습게 봤다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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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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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사회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는 게임에서는 이용자를 속여 게임 재화나 실제 재산상의 피해를 입히는 사기 범죄가 심심찮게 일어난다.

친근감을 쌓은 뒤 접근해 계정을 대신 돌봐주겠다는 핑계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아내 아이템을 빼돌린다거나, 앞서 약속한 아이템 값에서 숫자 0을 하나 빼는 식으로 교묘하게 거래를 진행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기 수법이다.

게임 아이템 등을 현금으로 거래하다가 피해를 입는 경우도 많다. 돈을 받고도 아이템을 주지 않거나, 판매한 계정의 비밀번호를 바꿔버리고 잠적하는 등의 범행이 적잖게 이뤄지는 실정이다.

지난해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발생한 사이버사기 피해액은 8119억원이었다. 이중 게임 관련 사기는 3만3522건으로 피해액은 607억2000만원에 달했다.

게임 콘텐츠가 다양해지고, 확률형 아이템으로 인해 아이템 희소성이 높아지면서 최근엔 게임 사기로 인한 피해 규모도 커진 상황이다. 보이스피싱과 연계해 피해자를 압박하는 등, 범행 방식도 이전보다 고도화되고 다양해졌다.

당장 지난해 11월 넥슨이 서비스하는 역할수행게임(RPG) ‘메이플스토리’에선 1000만원에 달하는 아이템 거래 피해 사례가 나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커뮤니티에 따르면 피해자 A씨는 같은 길드원이었던 B씨에게 게임 내 아이템인 도미네이터 팬던트를 후불로 판매하기로 했다. 그런데 약속된 지불 날짜가 다가오자 B씨는 돌연 흥정을 시도했다. 이에 A가 아이템 반환을 요구하자, B씨는 아이템을 강화했다면서 강화 비용에 쓰인 1100만원을 달라고 주장했다.

해당 금액이 실제 강화 옵션 가치보다 고평가 됐다고 판단한 A씨가 그냥 아이템을 가지라고 하자, B는 소송을 하겠다고 도리어 협박했다. 학생이었던 A씨는 고금리 대출을 받아 B에게 1100만원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게임사 대부분은 게임 약관에서 이용자간 현금 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이에 타 플랫폼을 통하거나 직거래 방식으로 거래하다 보니 사기 범죄에 노출되기 쉽다. 앞선 A씨 사례처럼 이용 연령대 상당수가 사회 경험이 부족한 점도 피해 규모를 키운다. 경찰청에 따르면 피해자의 80%는 10‧20대다.

다만 게임 사기 피해자가 구제받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약관을 위반한 거래에 대해선 게임사 책임이 없어 직접 공권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되는데, 신고 절차가 복잡한 데다 게임에 대한 편견으로 인해 다른 사기 범죄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사 적극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실제 검거율도 해를 거듭하며 떨어지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7년 게임 사기 검거율은 85%에 달했지만 2020년에는 73.8%로 내려앉았다.

한편, 대선 공약으로 사이버 사기 전담 기구 설치를 내걸었던 정부는 지난달 30일에야 소액 사기 전담 수사 인력 지정 등 내용이 포함된 게임 이용자 권익 보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향후 전국 150개 경찰서에서 200명 규모의 게임 아이템 사기 수사 전담 인력을 지정하고, 게임 사기 처리 기간 단축 등 피해자 중심 수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철우 게임 전문 변호사(게임이용자협회장)는 “게임 사기는 피해를 호소할 곳이 마땅치 않았던 것이 가장 문제였다. 사회적 인식도 좋지 않아 피해 신고를 해도 다른 범죄와 동등한 취급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면서 “전담반이 마련되면 아이템 사기 피해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는 이용자 인식이 생긴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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