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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김일성 믿겠다”·“정부 무너뜨리자”… 그간 의사들 ‘도 넘은 말’ 모아보니 [취재메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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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 브런치 먹으려 오픈런’… 국민 상식 밖 의사들 반응 ‘뭇매’

‘엄마들이 악의적 소문 퍼뜨려 소아과 문닫아’ 일부 현상 확대 해석도

“정부 무너뜨리자” 정치 발언 도마…‘정부, 의사 이길 수 없다’ 주장도

“내가 있어야 환자도 있다” 한 전공의 발언에 국민들 ‘그러고도 의사냐’

한국 의대 정원 19년째 3058명…김윤 “의사연봉 3억~4억”

尹 대통령 지지율 상승 … 국민 70% ‘의대 정원 증원’ 찬성

헤럴드경제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사직서를 내고 근무 중단을 선언한 전공의 대표들이 20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대한전공의협의회 긴급 임시대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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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홍석희·박지영 기자] 윤석열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 방침에 반발한 의료계의 막말이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현직 의사들은 물론이고 의사 직종 일반이 나서서 ‘정부를 무너뜨리자’, ‘조규홍(복지부 장관)을 믿느니 김일성을 믿겠다”는 등의 극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정부의 2000명 증원 방침에 ‘가능하겠냐’고 의문을 가졌던 국민들마저 의사들의 상식 이하 발언에 등을 돌리고 있다. 의사들에 대한 차가운 여론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의대 증원 논의가 한창 진행중이던 지난해 말, 당시 유봉식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장은 소아과 오픈런 현상에 대해 “엄마들이 브런치를 즐기기 위해서”라고 말해 구설에 올랐다. 유 원장은 지난해 12월 4일 발간된 계간지 ‘의료정책포럼’ 시론에서 “소아과 오픈런은 저출산으로 소아 인구가 줄면서 의원을 유지하기 어렵게 된 것이 근본 원인”이라며 “젊은 엄마들이 진료가 마음에 안 들면 맘카페에 악의적 소문을 퍼뜨려 문을 닫는 경우도 많아졌고, 직장인 엄마들이 늘면서 아침 시간에 환자가 집중되는 것도 또 하나의 원인”이라고 했다.

유 원장은 또 “젊은 엄마들이 일찍 진료를 마치고 아이들을 영유아원에 보낸 후 친구들과 브런치 타임을 즐기기 위해 소아과 오픈 시간에 몰려드는 경우도 있다. 소아과는 ‘오픈 때만 런’이지 ‘낮 시간에는 스톱”이라고 말했다.

당시는 의대 정원을 늘리려는 정부 논의가 진행중이던 때다. 정부측은 의대 증원 이유로 ‘소아과 오픈런’과 ‘응급실 뺑뺑이’를 거론한 바 있는데, 유 원장은 이에 대한 반박 차원으로 엄마들이 아침 겸 점심에 먹는 빵인 ‘브런치’를 먹기 위해 소아과를 일찍 다녀오려고 소아과가 문을 열자마다 길게 줄을 서야 한다고 주장한 셈이다. 또 소아과 수가 적어진 이유에 대해서도 ‘엄마들이 악의적 소문을 냈기 때문’이라고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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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을 비롯한 중부지역에 대설주의보가 내린 21일 밤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응급실에서 구급대원들이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0일 오후 10시 기준 주요 100개 수련병원을 점검한 결과 전공의의 71.2%인 8천816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이날 밝혔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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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대 정원 규모가 발표된 지난 2월 6일 이후엔 의료계의 도넘는 발언들이 줄을 이었다. 설 연휴 직전인 지난 7일 경남도의사회는 ‘윤석열 정부에게 묻는다. 당신들의 눈에는 의사들이 악마로 보이는가?’라는 제목의 성명서에서 “전형적인 공무원표 탁상공론”이라고 비판하며 “의료를 하향평준화시키는 쓰레기”라고 했다. 이들은 또 정부를 향해 “참으로 무식하고 용감하기까지 하다”면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고 개혁이라 말하는 억지와 불통의 끝을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 12일에는 2014년 원격의료 도입과 영리병원 추진에 대항해 전국의사총파업을 주도한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이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정부는 의사들을 이길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의약분업 파업을 언급하면서 “치료 중에 사망한 환자의 중환자실 의무기록을 보니 심각한 상태에서 의사들이 자리를 비웠던 수일간 방치되었었다. 재앙은 시작됐다”고 썼다. 환자의 희생이 발생할 수 있다며 사실상 정부와 국민들을 협박하는 내용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부분이다.

노 전 회장은 또 의대 정원 확대 발표 직전까지 보건복지부가 “정해진 것 없다”는 입장을 견지한 것에 대해서는 “이 정부는 양아치 정부다. 남을 속이는 것은 양아치가 하는 짓”이라고 적었다. 그는 또 정부가 수련병원에 담당자와 경찰을 배치했다는 내용을 공유하면서는 “겁을 주면 의사들은 지릴 것으로 생각했나 보다. 보수정권이라고 생각했는데 망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기는 처음”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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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의협)가 신문 1면에 의대 증원에 찬성하는 교수를 '저격'하는 광고를 내는 등 증원 반대 주장에 대한 홍보에 나섰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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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도 지난 12일 조규홍 복지부 장관이 ‘전공의들께 드리는 글’에서 집단행동 자제를 촉구한 것에 대해 "조규홍 말을 믿느니 김일성 말을 믿겠습니다”라며 “복지부가 교수가 구속되고 전공의가 5년 넘게 재판받아도 유감 표시라도 한 적이 있나?”고 했다. 그는 또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의 자식을 겨냥하며 “금쪽같은 따님이 올해 고3이었구나. 그런거였구나”라며 박 차관이 자녀 진학을 이유로 의대 정원 확대를 추진했다는 취지의 비아냥을 담았다. 박 차관은 자녀가 고3은 맞다면서도 해외 진학을 준비중이어서 의대 진학 가능성은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13일에는 김재연 전라북도의사회 부회장이 언론사에 기고한 칼럼에서 “대통령 지지도 하락을 목표로 전략을 수정하고 몸통 흔들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같은 칼럼에서 “화물연대처럼 의사들도 국민 여론을 무기로 각개격파 당하기 쉽지만, 그렇게 끌려가면 안 된다”라며 “총선이 시작되기 직전에 의료계가 하나가 된 파업으로 환자 피해가 심각해진다면 정부야말로 강경대응만이 해법이 아니라는 국민 여론의 역풍을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총파업 로드맵은 정부 여당의 초전박살 백기투항을 총선 구도에 이용하려는 전략에 의사들이 말려들어갈 필요가 없고 오히려 이를 이용해야 한다”라며 “의대정원 확대의 문제점에 대한 홍보전을 각 병원별로 시작하면서 총선 구도에 제3당이나 야당 지지선언 등 정치적 셈법을 마련하고 국민의힘 단체 탈당 행사를 전국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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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수호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의협 비대위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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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의약분업 파업 당시 대정부투쟁조직인 의권쟁취투쟁위원회 대변인을 맡았던 주수호 미래의료포럼 대표(전 의협 회장)도 “의사 알기를 정부 노예로 아는 정부”, “의료를 멈춰서 세상을 바꾸자” 등의 발언을 꺼내놓는다. 그는 특히 지역 인재 중심의 의대증원 정책을 비판하는 글에서 "지방에 부족한 건 민도(국민 생활 또는 문화 수준)”라는 글을 올렸다가 논란이 일자 삭제하고 사과했다.

주 전 회장은 또 “정부가 아무리 자유의사에 기반을 둔 행동(전공의 사직)을 불법으로 탄압해도 달라질 것은 없다”면서 “1명의 의사가 탄압받으면 1000명의 의사가 포기할 것이고, 그 수가 늘어나면 대한민국 모든 의사가 의사 되기를 포기할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그는 “보건복지부는 전공의들의 사직을 집단행동으로 규정하고, 이를 처벌하기 위해 전공의 6112명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내렸다”면서 “국민의 생명권은 당연히 소중하지만, 의사의 직업 선택 자유 역시 국민의 기본권으로서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협 간부들 외 일반 전공의들의 ‘무개념’ 발언도 의사들에 대한 여론이 싸늘하게 식는 데 일조 했다. 지난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정부 규탄 궐기대회에 참석한 한 전공의는 “제가 없으면 환자도 없고, 당장 저를 지켜내는 것도 선량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단체들이 “환자 없이는 의사도 없다”며 의사들의 집단행동을 만류하자 이에 대한 반박 차원에서다. 한 대학병원의 인턴 A씨는 “의사에 대한 시각이 적개심과 분노로 가득한 현 상황에서 의업을 더 이어가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해당 글 밑에는 ‘의사 면허를 반납하라’는 조롱성 댓글이 붙었다.

정부와 의료계가 처음으로 토론에 나선 지난 20일 MBC ‘100분토론’에서는 의사 측 인사로 나온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이 “지역의사제에서 성적 낮은 학생을 뽑아서 의무근무 시키면 근로 의욕도 떨어질 것이고, 그 의사한테 진료받고 싶겠나”고 말했다. 그는 “지역의사제로 성적이 많이 떨어지는 인재를 뽑을 수밖에 없다. 그 지역 인재를 80% 뽑아봐라. 지역에 있다고 해서 의대를 성적이 반에서 20~30등 하는 데도 가고, 의무 근무도 시키고 (하는 것을)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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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대한전공의협의회 긴급 임시대의원총회에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이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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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의사들에 대한 국민 여론이 차갑게 식으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했다는 결과도 나왔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이 데일리안 의뢰로 지난 19~20일(2월 3주 차) 전국 유권자 1001명에게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결과에 따르면 긍정 평가는 45.1%, 부정 평가는 52.3%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2월 2주 차) 대비 긍정 평가는 0.5%p 상승했고 부정 평가는 1.3%p 하락했다. 서요한 여론조사공정㈜ 대표는 “의대 정원 증원 추진 등 민생을 챙기고 있는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의대 정원 증원에 대한 국민 찬성 여론도 높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13~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의대정원 확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긍정적인 점이 더 많다’고 답한 비율은 76%를 차지했다. ‘부정적인 점이 더 많다’고 답한 비율은 16%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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