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교체 예정…회원국 31개국 중 약 20개국 지지 확보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 |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올 하반기 교체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에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익명의 미 당국자는 22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이 나토 신임 사무총장 후보로 뤼터 총리를 "강력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뤼터 총리는 동맹의 중요성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있으며 타고난 지도자이자 소통가"라며 "그의 리더십은 이 중요한 시기에 동맹에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영국 총리실 대변인도 기자들과 만나 뤼터 총리의 임명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나토의 유럽 주요 국가인 프랑스, 독일도 지지 대열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뤼터 총리는 현재까지 전체 31개 회원국 중 20개국의 지지를 확보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전체 회원국 약 3분의 2의 지지를 확보한 셈이다.
나토 규정에 따르면 신임 사무총장으로 선출되려면 31개 회원국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하다. 나토 주축인 미국의 지지도 결정적 변수로 꼽힌다.
뤼터 총리로선 일단 미국을 비롯한 핵심 회원국들의 지지를 확보하며 사무총장직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진 것으로 보인다.
차기 사무총장은 11월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했을 때 나토 분열을 막는 데 집중해야 하는 만큼 평소 나토 동맹을 중시하고 오랜 국정 운영 경험을 지닌 뤼터 총리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물론 아직 변수는 있다.
지지 표명을 보류 중인 나머지 회원국 중에는 나토 내에서 '마이 웨이'를 고집하는 튀르키예와 헝가리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튀르키예는 뤼터 총리에게 차기 사무총장이 되면 '중립성'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나토에서 네덜란드를 포함한 EU 국가들이 다수를 차지하지만, 사무총장으로서 EU와 비(非)EU 회원국 간 균형을 맞춰 조직을 운영해야 한다는 취지다.
헝가리의 경우 '민주주의 퇴보'를 강하게 비판하는 네덜란드와 관계가 불편하다.
이 밖에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대해 더 적극적인 지원을 원하는 발트해 연안 회원국들이 상대적으로 소극적 태도를 보인 뤼터 총리를 지지할지 미지수라는 시각도 있다.
뤼터 총리가 후보로 떠오른 초기엔 네덜란드의 방위비가 나토 목표치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2%에 못 미쳐 부적합하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그는 재임 중 긴축 재정을 명목으로 방위비를 계속 삭감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네덜란드가 다시 지출 규모를 확대, 올해는 GDP의 2%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2006년 취임해 네덜란드 역대 최장수 총리로 재직 중인 뤼터 총리는 지난해 7월 내분을 이유로 연립정부를 해산시키고 정계 은퇴를 전격 선언했다. 새 연정 구성이 마무리되면 총리직에서 물러난다.
그는 정계 은퇴 선언 석달 만인 작년 10월 공개석상에서 나토 사무총장직에 관심을 표명했다.
당시 카야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 크리스야니스 카린스 라트비아 외무장관도 함께 후보로 거론됐으나 현재는 뤼터 총리와 경쟁에서 크게 뒤처진 것으로 평가된다.
새 사무총장의 취임 시기는 현직 수장인 옌스 스톨텐베르그가 사임하는 10월 이후로 예상된다.
다만 나토는 올 상반기 안에는 후보를 확정, 오는 7월 정상회의 전에 공식 발표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줄리앤 스미스 주나토 미 대사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동맹들이 "올해 1분기 이내에 (차기 사무총장) 선정 절차를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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