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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사설] 공석으로 둔 여가부 장관, 국정 무책임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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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업무 마직말 날인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다 소회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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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그제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의 사표를 수리하고, 여가부를 신영숙 차관 대행 체제로 운영하기로 했다. ‘여가부 폐지’가 대통령 공약 사항이라고 해도 아직 폐지가 확정되지도 않은 부처를 장관 없이 운영하겠다는 건, 정상적인 국정이라고 보기 어렵다.

김 전 장관은 지난해 9월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 파행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했으나, 이후 후임으로 지명된 김행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여러 비위 의혹으로 낙마하면서 지금까지 장관직을 유지했다. 왜 5개월 만에 사표가 수리됐는지 알 수 없으나, 김 전 장관은 이번 학기 숭실대 교수로 복직한다.

원칙적인 국가 운영이라면, 김행 전 후보자가 낙마한 뒤 바로 여가부 장관 후임을 물색했어야 옳다. 그게 아니라면 김 전 장관의 사표 수리가 확정됐을 때라도 후임 장관을 찾는 게 순리이다. 장관을 공석으로 둔 부처에 어떻게 책임 있는 국정 수행을 기대하겠는가. 여가부는 성평등 정책뿐만 아니라 한부모 가족, 아이 돌봄, 위기청소년 지원 등의 주요 정책을 수행한다.

여가부 폐지는 정부조직법이 바뀌어야 하는 법개정 사항이다. 애초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반대했고 지금까지 법개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김 전 장관은 재임 시절, “윤 대통령의 여가부 폐지 공약을 분명히 하겠다”며 “지금 형태의 여가부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소속 공무원 사기를 꺾었다. 김행 전 후보자도 “드라마틱하게 엑시트(exit)하겠다”고 강조했다. 장관의 권한이 아닌데도 정권과 ‘코드’를 맞추다 보니 말이 앞선 것이다.

윤 대통령이 여가부 장관을 공석으로 두기로 한 데는, 총선에서 여당이 다수당이 되면 폐지가 가시화할 수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선거 결과에 관계없이 장기간 부처 책임자를 임명하지 않는 건 기형적인 국정 운영일 수밖에 없다. 여성, 청소년, 한부모 가정 등의 문제를 중요하지 않게 생각한다는 잘못된 시그널도 줄 수 있다. 책임 있게 부처를 운영할 여가부 장관 후보자를 찾아 이른 시일 내 임명하는 게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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