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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제3지대 ‘빅텐트’, 11일만에 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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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개혁신당과 합당 철회”

이준석 “애초 각자 주장 엇갈려”

동아일보

합당 철회… 고개 숙인 이낙연-이준석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가 통합 선언 11일 만인 20일 합당 철회를 선언했다. 오른쪽 사진은 개혁신당 이준석 공동대표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합당 철회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뒤 허리 숙여 인사하는 모습. 왼쪽 사진은 새로운미래 이낙연 대표가 같은 날 오전 서울 여의도 새로운미래 당사에서 열린 합당 철회 기자회견에 참석하며 고개 숙여 인사하는 모습이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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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미래 이낙연 대표가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과의 합당을 철회하겠다고 20일 선언했다. 제3지대 5개 세력이 합당하기로 한 지 11일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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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대표


이낙연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새로운미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신당 통합 좌절로 여러분께 크나큰 실망을 드렸다”며 “부실한 통합 결정이 부끄러운 결말을 낳았다”고 했다. 이어 “다시 새로운미래로 돌아가 당을 재정비하고 선거 체제를 신속히 갖추겠다”고 밝혔다.

이낙연 대표는 이준석 대표를 겨냥해 “합의가 부서지고 민주주의 정신이 훼손되면서 통합의 유지도 위협받게 됐다”며 “더구나 그들은 통합을 깨거나 저를 지우기로 일찍부터 기획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개혁신당 합당 선언문에서 이낙연 대표를 총괄선대위원장에 임명하기로 했지만,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책 등을 포함한 선거 전권을 이준석 대표에게 위임하는 안을 의결하면서 갈등이 폭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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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대표


이에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할 말이야 많지만 애초에 각자 주장과 해석이 엇갈리는 모습이 국민들 보시기에 눈살 찌푸려지는 일”이라며 “개혁신당은 양질의 정책과 분명한 메시지로 증명하겠다”고 밝혔다. 이준석 대표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개혁신당에 합류한 나머지 구성원들은 저희와 뜻을 같이한다”고 더 이상의 이탈은 없다고 밝혔다.

5개 세력 부실 빅텐트… 공약서 당직 인선까지 사사건건 충돌

제3지대 ‘빅텐트’ 11일만에 해체
총선 지휘권 기폭제, 갈등 폭발
이낙연 “부끄러운 결말 낳았다”… 이준석 “떠났던 당원들 재입당”
이원욱-조응천은 개혁신당 잔류


제3지대 ‘빅텐트’를 쳤던 이낙연, 이준석 대표가 총선을 49일 남겨 놓고 20일 각자도생의 길을 가기로 했다. 설 연휴 첫날 깜짝 통합을 발표하며 합당을 추진한 지 11일 만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정치적 견해와 노선이 서로 다른 여러 5개 세력이 모여 총선 지휘권부터 정책공약, 당직자 인선까지 사사건건 대립하다 결국 갈등이 폭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기존 지지층이 이탈하는 등 시너지보다는 역효과가 더 컸다는 것.

이낙연 대표와 이준석 대표는 이날 각각 합당 파기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 결정에 대해 사과했다. 이낙연 대표는 “부실한 통합 결정이 부끄러운 결말을 낳았다”며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준석 대표도 “새로운미래가 더 이상 함께하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해서 참담한 마음으로 국민들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 “날 지우려 기획” vs “독재를 표결로 하나”

새로운미래와 개혁신당의 갈등은 총선 지휘 주도권 문제를 계기로 분출됐다. 개혁신당 최고위원회의가 전날 이낙연 대표와 김종민 의원 등 새로운미래 출신들의 반발에도 총선 정책 및 캠페인 결정권자를 이준석 대표로 의결한 것이 기폭제가 됐다는 것. 이낙연 대표 측은 “합당 당시 당명을 개혁신당으로 하는 대신, 총괄선대위원장을 이낙연 대표로 이미 결정했던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이낙연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들은 통합을 깨거나 저를 지우기로 일찍부터 기획했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준석 대표는 “할 말이야 많지만 애초에 각자 주장과 해석이 엇갈리는 모습이 국민들 보시기에 눈살 찌푸려지는 일”이라고 했다. 이낙연 대표 측이 총선 지휘권 의결을 ‘전두환 국보위’라고 비판한 데 대해 이준석 대표는 “독재자 이름까지 거론된 상황인가. 독재를 표결로 하는 경우는 못 봤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합당 직후부터 다른 목소리를 내왔다. 이준석 대표가 전장연(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시위를 옹호했다며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의 개혁신당 입당을 공개 반대한 것이 대표적이다. 양측은 주요 공약 등 정책 방향을 두고도 부닥쳐왔다. 개혁신당은 여성가족부와 통일부를 통폐합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추진하려 했지만 이낙연 대표 측은 “정확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개혁신당 관계자는 “총선이 50일도 안 남은 상황에서 출마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정책이든 선거 캠페인이든 빨리 결정돼야 하는데, 당직자를 누구로 세우느냐와 같은 지엽적인 문제로 계속해서 논의가 공전되는 상황이 반복됐다”고 말했다.

이준석 대표와 이낙연 대표의 정치적 입장이 서로 워낙 상반되다 보니 당의 구인난이 심화됐다는 분석도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준석 대표를 보고 개혁신당으로 오려던 사람은 이낙연 대표가 부담스러웠을 것이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라고 했다.

● 제 갈 길 가는 개혁신당, 새로운미래

개혁신당은 이날 양육비 국가보증제 도입 등 공약을 발표하며 정책 발표에 속도를 냈다. 이를 통해 기존 지지층을 달래고 민주당 계열과의 본격 차별화에 나서겠다는 것. 이준석 대표는 이날 개혁신당 당원들에게 보낸 편지에 “합당 선언 후 당을 떠났던 당원들의 재입당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며 “1년이던 재입당 금지 기간을 내일(21일)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합당 추진 과정에서 탈당한 당원에 (재입당 금지를) 적용하지 않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개혁신당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당 공천관리위원장을 공식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은 아직 제안을 수락하진 않았다.

민주당을 탈당해 합류한 이원욱, 조응천 의원은 개혁신당에 잔류한다는 입장이다. 두 사람은 생각과 노선이 다르다는 이유로 이낙연 대표 측과 거리를 둬왔다.

새로운미래는 기존 민주당 지지층 및 현역 의원 끌어오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대표는 이날 오후 당원들과의 대화에서 “지금 민주당에 계신 동지 여러분도 우리들 노력에 도움을 주셨으면 좋겠다”며 “진짜 민주당을 세우겠다고 했으니, (새로운미래 대신) 진짜 민주당에 걸맞은 이름이 없을지 검토하겠다”고도 했다.

개혁신당이 15일 지급받은 정당 경상보조금 6억여 원은 기부금 등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대표는 반납 의지를 재차 강조하며 “반납 규정이 없다면 전액 동결해 공개하고, 기부금 등 즉각 지출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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