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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1 (일)

시대가 불러온 위기... 가전업계, 수요 정체에 신음 [스페셜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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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전제품 판매액 2년 새 4조원 넘게 줄어
저출산, 초고령 사회 진입… 가전 수요 감소 필연적


이투데이

▲경기 수원시 한 병원 신생아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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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시기 호황을 누렸던 가전 업계가 경기 침체 영향으로 수요가 눈에 띄게 줄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형 가전이나 TV의 경우, 살 사람은 거의 다 샀다는 위기감까지 나온다. 가뜩이나 교체 주기가 긴 제품들인데, 소비자들이 새 제품에 지갑을 열게 할 만큼의 매력이 줄고 있다는 얘기다.

20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가전제품 판매 금액은 33조9787억 원으로 전년 35조8073억 원보다 5.1%(1조8300억 원) 감소했다.

2021년(38조2080억 원)과 비교하면 무려 11%(4조2300억 원) 줄었다. 최근 2년 간 매년 2조 원 씩 규모가 감소한 셈이다. 2021년은 코로나19 이후 보복 소비가 본격화한 해다. 그러나 이듬해 하반기부터 고물가와 고금리 등 경기 불황이 본격화하면서 내수 판매가 줄었고 지난해 역시 감소세가 이어졌다.

특히 지난해 가전 내수 판매액은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퍼지기 시작했던, 2020년(35조4638억 원)과 비교해도 4.1%(1조4851억 원)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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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VD사업부와 가전사업부 매출은 54조44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7% 줄어든 수준이다. 영업이익도 1조2500억 원으로 같은 기간 7.4% 축소됐다. 4분기의 경우, 500억 원의 적자를 냈다.

LG전자의 H&A사업본부는 연간 실적은 선방했지만, 작년 4분기만 보면 1156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국내 시장에서 내는 매출이 작지 않은 만큼 국내 시장 부진은 전체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형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고물가와 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소비 여력이 많이 위축돼 있다"며 "특히 금리 등에 민감한 내구재인 가전 소비는 올해 회복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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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우리나라 인구 구조와 사람들의 생활 습관이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전 판매의 주 타깃인 신혼부부의 수가 꾸준히 줄고 있는 데다, 저출산까지 이어지면서 대형 가전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도 더 감소할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나온다. 또 미래의 주요 소비층인 Z세대의 경우 TV보다 스마트폰, 태블릿에 훨씬 익숙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조만간 국내 시장에 나란히 '일체형 세탁건조기'를 내놓기로 한 것도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이들 제품은 세탁 후 빨래를 건조기로 옮길 필요 없이 한 대로 세탁과 건조가 가능한 혁신 제품이다. 침체된 가전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기대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초개인화 시대를 맞아 더 이상 사람들이 TV 앞에 모이지 않고, 초고령화 시대에는 높은 가격의 고화질 TV 및 가전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이 같은 변화 앞에서 기업들이 어떻게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고객들의 지갑을 열 수 있느냐가 앞으로 가전 업계의 당면 과제"라고 말했다.

[이투데이/송영록 기자 (syr@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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