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하위 20%' 통보에 계파 갈등 고조

▲ 19일 국회 탈당 기자회견 하는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

민주당이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 명단에 든 의원들에게 개별 통보를 시작하면서 공천 문제를 둘러싼 계파 갈등의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해당 명단에 비명(비이재명)계가 다수 포함됐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비주류의 반발이 더욱 거세지고 내분이 심화하는 모습입니다.

임혁백 공관위원장은 어제(19일)부터 하위 20%에 속한 의원들에게 개별적으로 접촉해 평가 결과를 통보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비명계 의원의 이름이 대거 포함된, 진위가 확인되지 않은 명단이 '지라시'처럼 돌면서 민주당은 뒤숭숭한 분위기입니다.

특히 개별 통보를 받은 비주류 의원들의 공개 반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세균계'로 분류되는 김영주 국회부의장은 전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하위 20%에 속했다는 사실을 통보받았다고 밝히며 탈당을 선언했습니다.

대표적인 비명계인 박용진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의정 활동 평가에서 10%에 포함됐다고 통보받았다"고 공개했습니다.

하위 10% 이하 의원에게는 경선 득표의 30%를 감산하게 돼 있어 박 의원으로서는 공천에 빨간불이 켜진 셈입니다.

강북갑이 지역구인 그는 친명(친이재명)계로 꼽히는 정봉주 당 교육연수원장 등과 공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박 의원은 "당에 남아 승리하겠다"면서도 "힘을 가진 한 사람에게만 충성하고 그를 지키겠다는 정치는 반드시 실패한다"며 이재명 대표와 그 측근들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또 다른 비명계인 홍영표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러다가 총선(승리)을 윤석열 대통령한테 데려다 줄 것 같다"며 공천 과정에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일부 의원들의 공개 반발에 더해 공천 전반에 불신이 퍼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경기 광주을 출마를 준비하다가 이 대표로부터 불출마를 종용받았다고 주장한 문학진 전 의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공천을 두고 당내 비선 조직이 움직이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문 전 의원은 "얼토당토않은 목적을 갖고 (여론조사) 수치를 마사지해 (공천 결과를) 조작하는 것은 공당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비선에) 이 대표 최측근 정씨 성 가진 분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정진상 전 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비선 조직의 핵심으로 지목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친명계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비선 조직은 금시초문"이라고 반박한 뒤 "(공천 불만은) 시험 보고 채점이 잘못됐으니 답안지 내놓으라는 요구와 같은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한편,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가 공관위원장에게 전달한 명단은 위원장만 가지고 있으며 통보도 위원장이 직접 한다"며 "일부 언론사가 추측성으로 평가 하위 20% 운운하며 허위사실을 기사화하는 것은 선거운동 방해와 명예훼손의 여지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장민성 기자 ms@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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