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왼쪽)·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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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신당이 거대 양당의 틈바구니에서 낮은 지지율로 고전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3~15일 전화 면접 방식으로 조사해 16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개혁신당은 정당 지지율 4%를 기록했다. 개혁신당은 설 연휴 첫날인 지난 9일 (합당 전) 개혁신당의 이준석 대표와 새로운미래를 이끄는 이낙연 대표, 이원욱·조응천 의원, 금태섭 전 의원 등 제3지대 4개 세력이 전격 통합해 ‘빅텐트’를 쳤다. 하지만 통합 이후 첫 조사에서 국민의힘(37%)과 더불어민주당(31%)에 비해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 것이다. 더욱이 통합 결의 일주일 전 진행된 지난 2일 발표 조사에서 ‘이준석 신당’과 ‘이낙연 신당’이 각각 3%를 얻었던 것과 비교하면 외려 통합 뒤 지지율이 감소한 셈이었다.
개혁신당에 합류한 류호정 전 정의당 의원. 김성룡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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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랬을까. 세부 지표에서 답을 유추할 수 있다. 합당 전후 여론조사를 비교하면 지역별로는 대구·경북(TK)에서, 연령별로는 30대에서 지지율 하락 폭이 컸다. 개혁신당의 TK 지지율은 지난 2일 발표 때 7%를 기록했지만, 16일 조사에선 1%로 떨어졌다. 30대 지지율 역시 같은 기간 9%에서 4%로 감소했다. 정치권에선 “개혁 보수를 지향하던 이준석 대표 지지층의 반발 탓이 컸다”는 분석이 나왔다. 류호정 전 정의당 의원과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 등 페미니즘 색채의 정치인이 합류한 역효과와 문재인 정부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낸 이낙연 공동대표에 대한 보수층의 거부감이 지지율 하락을 불렀다는 것이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3~16일 전화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조사해 19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개혁신당 지지율은 6.3%에 머물렀다. 민주당(40.2%), 국민의힘(39.1%)과 멀찌감치 떨어준 수준이었다. 합당 이후 선거 운동과 정책 주도권, 공천 문제 등을 놓고 내부 싸움이 이어지면서 상승 탄력을 거의 받지 못한 셈이다. 이준석 대표의 멘토로 불리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6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준석의 개혁신당과 이낙연의 신당은 생리적으로 맞지가 않는 정당”이라고 규정짓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개혁신당의 성공 여부는 제3지대 열망을 개혁신당이 얼마나 흡수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말이 나온다. 개혁신당 지지율 4%가 나온 지난 16일 한국갤럽 조사에서 어느 정당이 이번 총선에서 다수 정당이 되기를 희망하느냐고 묻자 ‘제3지대 다수 당선’을 답한 비율은 18%에 달했다. ‘지지 정당이 없다’고 밝힌 무당층에선 26%가 제3지대 다수 당선을 희망했다. 바꿔 말하면 유권자 상당수가 거대 양당이 아닌 제3지대에 희망을 걸고 있지만 현재의 개혁신당이 그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는 “정책이나 인물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갈등 상황 말고는 합당 후 보여준 것이 없다”며 “거대 양당에 실망한 무당층·중도층이 볼 때 지금 개혁신당의 모습은 양당과 차이가 없어 보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 수치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창훈 기자 lee.changho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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