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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왕이, '중국 견제' 캐나다·英·EU 접촉…"핵심이익 존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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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안보회의서 서방 외교수장 연쇄 회동…프랑스엔 "함께 다극 구조 만들자"

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 만난 왕이 주임
[중국 외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독일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이 미국 주도의 중국 견제에 동참하고 있는 서방 진영 외교 수장들을 잇달아 접촉해 자국 입장을 설파했다.

18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주임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의 회동 이튿날인 17일(현지시간)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교장관과 만나 "중국-캐나다 관계는 오랫동안 중국과 서방 국가 간의 관계 중 선두에 있었다"며 "현재의 어려운 국면은 중국이 보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왕 주임은 "양국 관계의 안정을 회복하고 개선·발전을 실현하는 것은 양국의 근본 이익에 부합한다"며 "중국과 캐나다의 경제는 고도로 상호 보완적이고, 근본 이익의 충돌이 없다. 양국은 라이벌이 아니고, 적수는 더더욱 아니므로 협력 동반자가 돼야 한다"고 했다.

미국의 최대 우방국 중 하나인 캐나다는 근래 '안보 위협'을 이유로 중국산 메신저 금지령을 내리는 등 중국에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엔 미국과 공동으로 대만해협에 군함을 보내 통과시켰고, 남중국해에선 자국 헬기와 중국 전투기가 조우하는 일도 있었다.

왕 주임은 "캐나다가 정확한 대(對)중국 인식을 수립해 장기적인 시야로 양자 관계를 파악함으로써 실무적인 협력에 긍정적인 기대를 제공하기를 희망한다"며 "'중국 위협론' 조작과 소위 '중국의 캐나다 내정 간섭' 같은 허위 정보 유포, 경제·무역·과학·기술 교류의 안보 문제화를 중단하고, 서로의 핵심 이익을 확실히 존중해 양국 관계의 정치적 기초를 지킬 실제 행동을 취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졸리 장관은 "캐나다는 실용 외교를 추구하고, 캐나다-중국 관계의 개선에 힘 쏟고 있다"면서 "중국과 함께 노력해 어려움을 극복하고, 신뢰를 구축하며, 기후변화와 생물 다양화, 공공 위생 등 영역에서 협력을 전개할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왕 주임은 전날에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을 만나 "현재 국제 정세는 혼란하고, 냉전적 사고방식과 보호주의가 만연해있으며, 경제 회복은 늦춰지고 있다"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영국은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안보 촉진과 평화 수호를 위해 응당 해야 할 역할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양국은 이익이 수렴하는 지점을 확대하고, 교류·협력을 강화하며, 이견과 모순(문제)을 적절히 처리해 중·영 관계가 다시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의 정확한 궤도로 돌아오게 해야 한다"며 "이는 양국의 근본적·장기적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자 국제 사회가 기대하는 것"이라고 했다.

캐머런 장관은 "영국은 전략적 각도에서 양국 관계를 바라보고, 중국과 더 건설적인 양자 관계를 발전시키며, 상호 존중의 방식으로 이견 관리와 문제 해결을 할 용의가 있다"면서 "재생 에너지와 경제·무역, 교육 등의 분야에서 중국과 대화를 강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왕 주임은 중국 업체들을 겨냥한 전기차 보조금 조사 등으로 중국과 마찰을 빚어온 유럽연합(EU)에도 서로의 '핵심 우려'를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16일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를 만나 "불확실성·불안정성이 명확히 늘어난 상황에서 중국과 EU는 세계를 안정시킬 힘으로 손잡고 도전에 대응해야 한다"며 "서로의 핵심 우려를 존중하고, 동반자 관계 지위와 협력·호혜의 기조를 견지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새로운 중국-EU 정상회의를 잘 준비하며 무역·녹색·디지털 등의 대화 메커니즘 역할도 충분히 발휘하자고 덧붙였다.

보렐 대표는 "EU와 중국의 관계엔 경쟁이 존재하지만 협력도 강화할 수 있고, 해야 한다"면서 나는 EU-중국 관계의 발전과 정상적 경제·무역 교류를 지지하고, 양측의 이견을 잘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중국과의 디커플링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유럽 국가들 가운데 중국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온 프랑스를 향해선 미국 중심의 단극 질서에 함께 도전하자는 메시지를 보냈다.

왕 주임은 17일 스테판 세주르네 프랑스 외무장관을 만나서는 "냉전적 사고방식이 권토중래하고 진영 대결의 위험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중국과 프랑스는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독립·자주 강대국으로서 대화·협력을 강화하고, 평화·안정·평등의 질서 있는 다극 세계 구도를 만드는 데 함께 힘써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정권 교체 후 중국과의 '거리두기' 가능성이 제기된 아르헨티나의 디아나 몬디노 외교장관에겐 "중국과 아르헨티나 간에는 역사적 문제나 현실의 충돌이 존재하지 않고, 양국 관계는 이미 충분히 성숙·강인하다"며 "양국 관계를 계속해서 양국 외교의 중점 위치에 놓고 서로의 핵심 이익을 이해·지지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몬디노 장관은 "중국은 아르헨티나 제2 무역 파트너일 뿐만 아니라 협력 잠재력이 매우 큰 곳"이라면서 "아르헨티나는 중국이 이룬 큰 성취에 탄복하고, 중국의 경험을 거울삼으며, 영역별 협력을 심화할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x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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