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 데어 라이엔 "유럽산 무기 더 만들도록 인센티브"…
방산단지 조성·유럽산 구매 등 'EU 방산전략' 개발중
우르술라 폰 데 라이언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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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더 거칠어졌다."
유럽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역내 안보 위협이 높아지자 EU(유럽연합) 차원의 중앙집권적 방위산업 전략을 개발하고 있다. 무기를 EU 내에서 더 많이 생산할 수 있게 방위산업 단지를 조성하고, 미국 등 제3국 대신 '유럽산' 무기를 구매하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이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 인터뷰에서 납세자 현금을 코로나19 백신 생산과 가스 공동 구매에 사용한 경험을 바탕으로 방위 산업 전략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더 많이 (국방비를) 지출해야 하고, 더 잘 지출해야 하며, '유럽적으로' 지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EU 회원들마다 군사비를 대폭 늘리고 있지만, 보다 강력하고 효율적인 EU 차원의 방위 산업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은 "세계가 더 거칠어졌다"고 경고하며 유럽의 방위산업이 생산을 늘리고 (기업 간) 통합을 장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EU의 투자 수익률을 개선해야 한다"며 "유럽 납세자 자금의 공정한 몫을 EU 내에서 소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회원국들이 (방위산업에서) 더 잘 협력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며 "새 탱크를 원한다고요? 그럼 모여라!"라고 강조했다.
폰 데어 라이언은 "우리는 매우 분열된 방위 시장을 갖고 있고 이는 변해야 한다. (개발 국가가 아닌) EU 집행위의 역량이 뭔가? 바로 산업에 있다. 이것이 우리의 핵심사업이다. 우리는 구매자가 아니라 조력자"라고 밝혔다. 유럽의 방위산업이 지정학적 위협에 대응할 수 있게 EU 집행위가 나서겠다는 설명이다.
EU 집행위의 계획에는 회원국이 체결한 무기에 대한 공동 계약을 보완하기 위해 EU 예산을 사용해 자금을 늘리고, 생산품 구매를 보장하는 것도 포함된다.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을 조기에 대량으로 출시하기 위해 사용했던 방법과 같다. 폰 데어 라이엔은 "우리는 이미 백신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가스를 위해 이 일을 했었다"고 설명했다.
유럽의 군사 산업단지를 준비하는 계획은 이달 중 발표될 예정이다. 그러나 각국 국방 투자에 대한 결정을 EU에 '중앙집중화'하는 데는 일부 반대하는 회원국들의 승인이 필요하다.
2년에 걸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수십 년에 걸친 유럽 대륙의 평화와 함께 국방 예산을 줄일 수 있다는 믿음을 깨트렸다. 유럽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은 올해 국방에 총 3800억달러를 지출할 전망이다. 10년 전 이들 국가들의 국방 예산은 불과 2300억달러였다. 최근 영국 국제문제전략연구소(IISS)는 보고서에서 미국 외 나토 동맹국들이 2014년 러시아의 크름반도 침공 이후 국방비를 32% 증액했다고 분석했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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