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장인들의 노하우, 스킬 재현
"인공지능이 기술 전승 공헌 가능"
이런 가운데 참치 전문가를 대체할 구원투수로 '참치 감별사 인공지능(AI)'이 등장했다. 수백 마리의 참치 단면 사진을 학습한 딥 러닝 AI가 인간 대신 참치의 품질을 결정하는 것이다.
참치 감별사는 최고 등급 참치만 골라내는 일본의 장인들이다. 이들은 글로벌 참치 시장의 핵심 전문가들이다. [이미지출처=EPA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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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일간지 산케이 신문은 13일(현지시간) 참치 감별 AI '튜나 스코프(Tuna scope)' 서비스를 집중 조명했다. 튜나 스코프는 일본의 5대 광고 기업인 덴츠가 개발한 컴퓨터 비전 AI다. 수백 마리의 참치 속살 사진을 학습 데이터 삼아 익혔으며, 단면 자료를 토대로 참치의 상태와 등급을 감별할 수 있다.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스마트폰에 설치된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 카메라로 감별을 원하는 참치의 단면을 촬영한다. 이후 앱에 내장된 AI가 촬영된 이미지를 프로세싱해 참치의 등급을 매긴다.
덴츠 '튜나 스코프'가 참치를 판별하는 방법. 감별사들은 참치의 맛을 결정하는 근원이 꼬릿살에 있다고 보며, 튜나 스코프도 꼬릿살의 형태와 단면 사진을 보고 등급을 분류한다. [이미지출처=덴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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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치 품질은 참치의 품질은 꼬리, 향, 속살의 색깔, 지방 분포 등 다양한 정보를 통해 판별할 수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날카로운 눈썰미로 최고 품질의 참치만 골라내며, 덕분에 일본 수산업계는 매년 '큰손' 고객들에게 안정적으로 고급 참치를 조달할 수 있었다.
문제는 최근 들어 참치 전문가의 명맥이 끊길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다. 참치 전문가는 철저한 실전과 도제식 노하우 전수를 통해 양성된다. 수산 시장을 수십년 돌아다니며 눈으로 참치를 보고 익혀야 훌륭한 감별사가 될 수 있다. 이런 특성 탓에 대기업조차 제대로 된 참치 감별 장인을 구하는 건 힘든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장인과 마찬가지로 참치 감별도 수십년에 달하는 수련과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이미지출처=EPA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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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새벽부터 추운 시장을 돌아다니는 고된 반복 작업을 묵묵히 버틸 젊은 제자가 거의 없는 데다, 기존 전문가의 고령화도 진행되고 있다. 덴츠의 '튜나 스코프'는 언젠가는 사라질 인간 전문가를 대체할 AI 전문가인 셈이다.
일본에선 '튜나 스코프'와 같은 감별 AI 개발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의 전자 기업 샤프는 지난해 11월 단독 기술 전시회 '테크데이'에서 향기를 판별할 수 있는 AI 센서를 공개했다. 해당 AI는 와인이 풍기는 냄새를 분석, 그 종류를 판별할 수 있다.
일본 샤프는 소믈리에처럼 냄새만 맡고 와인의 종류를 알아내는 AI 센서를 개발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련 없음 [이미지출처=픽사베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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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기존 인간 전문가를 대체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간 전문가의 필요성이 줄어든 건 아니다. 오히려 전문가들은 AI를 가르치는 '스승'으로 활약하고 있다.
일례로 튜나 스코프 개발에는 여러 참치 감별사가 자문으로 참여했다. 이들은 튜나 스코프가 학습용으로 쓸 참치 단면 사진 데이터를 등급별로 분류하는 작업을 맡았다. 언어로는 표현할 수 없는 전문가만의 감, 노하우, 디테일을 데이터화해 컴퓨터로 재현하는 작업인 셈이다.
이런 특성 덕분에 AI가 소멸 위기에 처한 '장인'들의 대체재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일본 사이타마대 이공계 대학원 소속 와타누키 히로시 교수는 "어떤 작업의 특징을 찾아내 재현하는 AI는 일본 장인들의 기술과 친화성이 높다"라며 "인력 부족 해소, 도제식 수련이 필요한 기술 전승에 공헌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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