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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이 국방비를 제대로 내지 않는다면 러시아 맘대로 하게 장려할 것이라는 발언이 한반도에도 불안한 기류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과거 집권 1기 시절 기회 있을 때마다 이른바 '무임승차론'을 제기하며 한국을 압박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중 주한미군의 완전 철수를 주장하기도 했고 주변의 만류에도 자신의 생각을 굽히지 않았다고 합니다.
마크 에스퍼 전 국방장관은 2022년 5월 발간한 회고록 '성스러운 맹세'(A Sacred Oath)와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한미군 철수 실행을 막으려는 목적이 장관직을 지킨 이유 중 하나였다고 토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국을 폄하하면서 2만8천500명에 달하는 주한미군의 철수를 명령하겠다고 수차례 발언했습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들(한국)은 우리에게 삼성 TV를 파는데, 우리는 그들을 보호해준다. 이는 맞지 않는다"고 말했고, 한국인에 대해 "우리에게 바가지를 씌우고 있다"는 말도 했습니다.
에스퍼 전 장관은 자신과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을 설득한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국무장관이 "주한미군 철수는 두 번째 임기 우선순위로 하시죠"라고 제안하자 트럼프가 "그렇지, 맞아, 두 번째 임기"라고 화답했다는 일화도 소개했습니다.
이 일화는 트럼프의 나토 발언과 더불어 한국을 더욱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콘웨이의 코스털 캐롤라이나 대학에서 열린 유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과거 자신이 미국 대통령 재직 때 열렸던 지난 2018년의 나토 정상 회의를 설명하면서 다른 정상들에게 자신이 이끄는 미국은 '의무 불이행 국가(delinquent)'를 보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공개했습니다.
지난 2014년 나토 동맹국들은 10년 후인 2024년까지 각국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2%를 국방비로 지출하기로 했지만 30개 회원국 중 20개국이 약속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다시 말해 과거 자신의 생각을 현재까지 고수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된 셈입니다.
따라서 그가 올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집권 1기와 같은 일들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로 연결됩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1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방보다 적국을 편들면서 국제 질서를 뒤엎겠다고 위협한다면서, 그가 다시 백악관에 입성할 경우 세계 질서에 광범위한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을 예고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역사는 (이런 상황이) 전쟁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이 유발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1950년 딘 애치슨 국무장관이 한국을 제외한 (극동) '방위선'(애치슨 라인)을 발표한 지 5개월 뒤 북한이 침략했다"고 부연했습니다.
트럼프의 생각을 요약하면 미국의 핵심 동맹국들이라고 하더라도 자국 안보를 스스로 책임져야 하며 미국에 합당한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에스퍼 전 장관의 회고록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주한미군 주둔 방위비 분담금을 한꺼번에 5배 이상 한국에 과도하게 청구한 일도 자세히 담겨있습니다.
에스퍼 전 장관은 2020년 3월 한미 간 방위비 분담금 협상 잠정 타결안을 트럼프가 거부하려 했다고 전했습니다.
미국 국무부가 주도한 협상 결과 한미 양국은 13% 증액안을 잠정 합의해 백악관에 보고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시간 만에 이를 거부했다는 것입니다.
트럼프의 나토 발언은 한국인들의 안보 불안 심리를 자극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트럼프의 재집권 가능성이 가시화할수록 방위비 문제는 물론이고 미국의 확장억제에 대한 신뢰성 하락과 이에 따른 한국 내 자체 핵무장론 확산 등 다양한 안보 문제가 제기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NYT의 지적처럼 이른바 '트럼프 리스크'가 국제사회를 본격적으로 뒤흔들고 있는 양상입니다.
(사진=AP,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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