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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5 (일)

가자 분쟁 막을 '두 국가 해법'의 복병? 88세 고령 아바스에 머리 아픈 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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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아바스 이을 후계자 없어 문제"
민심은 외면, 권력 욕심 못 버리는 아바스
서방·아랍 국가, 새 수반 세울 방안 논의
한국일보

토니 블링컨(왼쪽) 미국 국무장관이 7일 요르단강 서안지구 라말라에서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과 회담하며 악수하고 있다. 라말라=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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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의 해법으로 제시한 '두 국가 해법(이스라엘 팔레스타인을 별개의 독립 국가로 인정해 공존하게 하는 방안)'이 의외의 복병을 만났다. 88세 고령인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에 발목 잡힌 모양새라고 11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두 국가 해법의 장애물이 된 아바스 수반"


WSJ는 "아바스 수반을 이을 뚜렷한 후계자가 없는 점이 (두 국가 해법 실현에) 문제로 제기됐다"고 짚었다.

PA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의해 가자지구에서 축출된 이후 요르단강 서안에 통치권이 머물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끝난 이후 PA가 가자지구를 통치해야 한다는 게 서방과 아랍 국가들의 계획이다.
한국일보

팔레스타인 시민들이 7일 요르단강 서안지구 라말라에서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과 회담하기 위해 찾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방문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라말라=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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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팔레스타인 민심은 이미 아바스 수반에 등을 돌린 모습이다. 두 국가 해법 설계자 중 한 명인 아바스 수반은 2006년에 치른 총선을 끝으로 18년간 선거 없이 통치 체제를 이어온 탓에 지지율이 바닥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PA 정부의 무능함과 부패로 팔레스타인 사람 중 90%가 아바스 수반의 사임을 바랄 정도다.

PA를 가자지구 통치 세력으로 세우려고 해도 팔레스타인 민심이 거부하면 서방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WSJ는 "아바스 수반은 후계자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아직 아무도 없다'고 답한다"며 "서방과 아랍 국가들은 이제 (아바스 수반을) 상황의 진전을 막는 장애물로 여기고 있다"고 평가했다.

PA 재활성화로 돌파구 마련하려는 서방·아랍 국가


이런 상황에서도 아바스 수반은 권력 유지에 욕심을 내고 있다. 한 이집트 당국자는 WSJ에 "아바스 수반의 부친이 100세를 넘겨 장수해 (그도) 후임을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고, 아바스 수반 밑에서 오랜 기간 일한 직원은 "그는 아직 20년은 더 남았다고 확신한다"고 전했다.

이에 서방과 아랍 국가들은 PA가 전후 재건 작업을 맡는 건 어렵다고 보고, 'PA 재활성화'를 구상하고 있다. PA 재활성화란 아바스를 PA 수반에서 쫓아내거나 실질적 권한을 내려놓게 한 뒤 새 수반을 세우는 계획이다.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팔레스타인 정파들과 아랍 국가, 미국은 아바스 수반의 후계가 될 가능성이 있는 인물들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전했다. 살람 파야드 전 PA 총리, 망명 중인 가자지구 전 안보 수장 무함마드 달란, 2002년 이스라엘에서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마르완 바르구티 등이 거론된다.

WSJ는 "이제 (두 국가 해법은) 아바스 수반이 퇴진하거나 권한의 일부를 포기할지, 이후 누가 그의 뒤를 이을지에 달려 있다"고 짚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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