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유세를 이어가고 있는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돌연 '나토 분담금' 문제를 꺼내 들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전 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10일, 사우스캐롤라이나대 유세]
"큰 나라의 대통령 중 하나가 일어나서 '그럼 분담금을 안 낸 상황에서 러시아에게 공격 받으면 우리를 지켜줄 겁니까'라고 물었습니다. 제가 '안 냈어요? 채무불이행국이예요?' 하니까 그 대통령이 '네,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요?' 그래서 저는 '지켜주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재임 시절 분담금을 제대로 내지 않으면 나토를 탈퇴하겠다는 강수까지 뒀던 트럼프인데, 이번엔 한 발 더 나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전 미국 대통령]
"실은 그들(러시아)에게 뭐든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부추기고 싶습니다. 돈을 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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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회원국에 대한 공격 간주" 나토 헌장
━지난 1949년 창설된 나토는 헌장 5조에서 "한 회원국이 무장 공격을 당하면, 이는 모든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고 약속합니다.
이 조약만으로도 냉전 시대 러시아에 맞서 균형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는 미국이 나토 분담금을 절반 이상 내고 있다며 불만을 표해왔습니다.
이미 지난 2016년 나토 탈퇴 등을 주장하며 유럽 국가들을 압박해 나토 분담금 목표를 GDP 2% 수준으로 올린 바 있습니다.
하지만 나토 자체 통계에 따르면, 31개 회원국 중 독일과 프랑스 등 20개 나라가 이 기준을 맞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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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내면 지켜준다?... EU 국가들 "동맹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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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담금 문제에 또 한 번 불을 지핀 트럼프의 발언에 유럽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영국의 피터 리케츠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나토가 GDP의 2%를 지불하면 방위 서비스를 제공하는 컨트리클럽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습니다.
티에리 브르통 EU 집행위원 역시 "전에 들었던 얘기"라며 "미국 대선 때문에 우리 안보를 두고 4년마다 동전 던지기를 할 순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tbc.co.kr
백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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