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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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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만에 재계 5위 포스코 수장 교체…내우외환 위기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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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서울 대치동에 위치한 포스코 사옥 전경.


국내 재계 서열 5위(자산 기준)의 포스코그룹이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으로 차기 회장 후보를 결정하면서 새 수장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다음달 예정된 포스코 주주총회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신임 회장은 향후 3년간 포스코그룹을 이끌게 된다.

약 6년 만에 수장 교체가 이뤄지면서 포스코그룹도 큰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그룹의 모태 산업인 철강업이 해외 저가 공세에 밀려 경쟁력을 잃고 있고, 저탄소 전환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대응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미래 먹거리인 이차전지 사업도 정체기를 걷고 있어 밸류체인 수급 안정성을 다지는 동시에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과제가 남아 있다.

8일 포스코그룹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는 7~8일 차기 회장 후보자 6명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을 완료하고 최종 후보로 장 전 사장을 선정했다. 이틀간 진행된 면접에서 후추위는 각 후보자를 대상으로 포스코그룹의 도약을 위한 전문성과 리더십 역량 등을 중점적으로 파악했다.

앞서 후추위는 지난달 31일 회장 후보자 6명의 명단이 담긴 '파이널 리스트'를 발표했다.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장, 우유철 전 현대제철 부회장,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가나다순)이 이 명단에 포함됐다.

이번 회장 선임 과정은 정치적 외풍으로 시끄러웠던 역대 회장 인선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차기 회장 유력 후보를 둘러싸고 무수한 풍문이 쏟아졌다. 포스코홀딩스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7인으로 구성된 후추위의 '외유성 출장'이 도마에 오르며 완주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우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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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속에서도 후추위는 변화를 시도했다. 포스코 전현직 출신을 중심으로 최종 후보군을 구성했던 전통을 깨고 후보의 절반을 외부 출신으로 올리면서 복합적인 경쟁구도를 형성했다.

후추위는 철강 공급과잉, 탄소 규제 등으로 어려운 환경에 직면한 철강 산업을 재건하는 한편 비(非)철강 사업에서도 획기적 도약을 위해 적절한 인재를 선발했다는 방침을 밝혔다.

앞서 후추위는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이 결코 녹록지 않다는 인식하에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쌓여 온 여러 가지 문제점들에 대한 재점검과 미래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할 시점"이라며 포스코그룹의 현 상황을 진단하기도 했다.

지난해는 글로벌 제조업과 건설업 등 수요산업의 지속된 부진, 중국 경제 침체 영향 등으로 철강업계 경영 환경에 난관이 많았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경기 회복은 지연되고 있다. 이 가운데 각국의 보호무역주의뿐 아니라 일본, 중국의 저가 공세로 해외 철강 제품의 국내 점유율은 매년 높아지는 추세다.

철강 가격과 원재료 가격의 '디커플링'까지 일어나면서 철강 부문 이익도 줄어드는 추세다. 포스코그룹의 철강 부문 이익은 지난해 3분기 8530억원에서 4분기 3460억원으로 절반 이상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3분기에 시작된 철강 가격의 하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철강석을 비롯한 원재료 비용이 올라간 탓이다.

탈탄소 전환에 따른 압박도 크다. 유럽연합이 지난해부터 탄소 국경 조정 제도(CBAM)를 시작하면서 철강업계가 집중 타격을 받고 있다. 이미 유럽 지역에서는 저탄소 철강재 가격이 일반 강재 가격보다 10% 안팎의 프리미엄이 붙은 채 거래돼 친환경 철강의 수요가 커지고 있다.

포스코그룹이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이차전지 소재 사업도 중장기적으로 키워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배터리 업계가 업황 부진을 겪는 가운데, 소재와 원료 등 밸류체인 수급 안전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방안 등이 과제로 남는다.

포스코그룹의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는 리튬 사업을 영위하고, 포스코퓨처엠은 배터리 핵심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7월 포스코그룹은 향후 3년간 그룹 전체 투자비의 46%를 이차전지소재 사업에 집중하고 오는 2030년 해당 부문 매출 62조원을 달성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리튬 사업을 확대해 글로벌 3위권 리튬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배터리 업계는 전기차 수요 감소, 광물 가격 하락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포스코퓨처엠도 고객사의 재고 조정과 양극재 판가에 연동한 리튬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이 악화했다. 차기 수장은 '배터리 겨울' 속 생산능력 증대와 차세대 기술개발을 진두지휘해야 할 과제를 떠안게 된다. 정부와의 갈등 봉합도 숙제다. 정권 교체 이후 전임 정부에서 임명된 포스코 회장은 어김없이 대통령 주요 행사에서 배제되는 이른바 '포스코 패싱'이 반복되고 있다.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도 정권과 불협화음이 이어졌다.

[조윤희 기자 / 정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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