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前의원 등 29명 공천 컷오프
동일지역 3선 이상 감점 예외없이 적용
한동훈 “선거 승리위해 중진들 헌신 필요”
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왼쪽)이 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4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관위는 일부 중진 의원들의 반발에도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감점 규정을 모든 지역구에 예외 없이 적용하기로 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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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당이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더 많은 사람이 헌신해야 한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4·10총선을 65일 앞둔 6일 당사로 출근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강세를 보이는 ‘낙동강 벨트’ 승리를 강조하며 5선의 서병수 의원(부산 부산진갑)과 3선 김태호 의원(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에게 각각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부산 북-강서갑)과 김두관 의원(경남 양산을)의 지역구에 출마할 것을 요청했다. 당내에서는 영남 중진에 대한 험지 출마 요구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서울 강남을에 공천 신청한 이원모 전 대통령인사비서관도 “학교 등 연고를 고려한 공천 신청이었을 뿐, 총선 승리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며 “공천과 관련된 어떠한 당의 결정도 존중하고 조건 없이 따를 것”이라며 입장을 밝혔다. 이 전 비서관은 통화에서 “그 지역을 고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공천 결과에 따라 강남을이 아닌 다른 곳 출마도 가능하다고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위원장은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말 치열한 승부의 장에 많은 실력 있는 분들, 중량감 있는 분들이 나가 주시는 게 국민의힘이 국민으로부터 선택받는 길”이라고 했다. 공천 실무를 담당하는 장동혁 사무총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의 중진들이 이기기 힘든 지역으로 가서 희생해 준다면 선거에서 또 하나의 바람이 될 수 있다”며 “경남과 부산에서 ‘낙동강 벨트’가 가장 중요하고 낙동강 벨트를 사수하고 차지한다면 이번 총선에서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두 사람이 출마 요청을 받은 부산 북-강서갑과 경남 양산을은 부산과 경남의 낙동강 벨트 9개 선거구에 포함되는 지역으로 국민의힘에 험지로 분류된다. 두 곳 모두 20대, 21대에서 민주당이 내리 당선된 곳이다.
당의 요청을 수용한 서 의원은 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김태호 의원은 통화에서 “‘낙동강 벨트에서 승리의 교두보가 돼 달라’는 당의 요구에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지만 “좀 더 고민해 보겠다”는 태도다. 당 관계자는 “지역에서 교체 여론이 높은 중진이나 여론조사와 당무감사 결과가 좋지 않은 의원들에게 험지 출마라는 ‘명예로운 퇴로’를 열어주는 것”이라고 했다. 울산시장을 지낸 4선의 김기현 전 대표(울산 남을), 5선의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을) 등이 다음 대상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영남 중진 의원은 “결국은 친윤(친윤석열) 출마 인사를 위해 비윤(비윤석열)계 중진에게 자리를 내놓으란 것”이라고 반발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일부 중진 의원들의 반발에도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국회의원 감점 규정을 모든 지역구에 예외 없이 일괄 적용하기로 했다. 대구 수성을에서 4선을 하고 수성갑으로 옮긴 5선 주호영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상민 의원 등 3선 이상 23명이 해당한다. 이들은 경선 때 득표율이 최소 15% 깎인다.
공관위는 공천 신청자 849명 중 뇌물수수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김성태 전 의원 등 29명을 부적격 기준에 따라 공천 심사에서 원천 배제했다. 김 전 의원은 2012년 국회 국정감사 때 이석채 당시 KT 회장의 증인 채택을 무마해주는 대가로 딸의 정규직 채용이라는 뇌물을 받은 혐의로 2022년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여당은 입시·채용·병역·국적 비리 등을 ‘4대 부적격 비리’ 기준으로 세웠다.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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