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루나’ 권도형 측근, 한국으로 송환…검찰 수사 ‘청신호’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가 위조 여권 사건에 대한 재판을 받고자 지난해 6 16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에 있는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으로 향하는 모습. [사진 출처 = 비예스티, 연합뉴스]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와 함께 몬테네그로에서 붙잡힌 측근 한모씨가 한국으로 송환된 것으로 알려졌다.

5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일간 비예스티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이날 성명을 내고 “몬테네그로 법무부의 결정에 따라 대한민국의 국민인 ‘J.C.H.’의 신병을 한국 관할 당국에 넘겼다”며 “그는 권도형의 사업 파트너”라고 밝혔다.

테라·루나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지난 2022년 4월 해외로 도피한 권씨는 이듬해 3월 23일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체포됐다. 당시 그는 위조 여권을 이용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행 항공기에 탑승하려 했고, 그와 동행하던 한씨도 이때 검거됐다.

한씨가 한국으로 송환되면서 테라·루나 사건을 맡은 서울남부지검의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한씨는 테라폼랩스에서 최고재무관리자(CFO)로 일했고, 테라폼랩스와 밀접한 관계인 차이코퍼레이션의 대표를 지낸 인물이다.

한씨와 달리 권씨는 범죄인 인도를 원하는 한국과 미국 중 어느 곳으로 송환될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권씨로서는 한국 법정에 서는 것이 형량 면에서 유리하다. 증권사기·배임 등 5개 혐의를 적용하는 우리나라 검찰과 달리, 미국은 금융사기·시세조작 등 8개로 더 많아서다.

한씨와 권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 절차는 별도로 진행돼왔다. 권씨 측은 범죄인 인도를 승인한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의 결정에 불복, 현재 항소한 상태다.

포드고리차 항소법원은 권씨의 신병을 인도하라는 기존 결정에 근거가 불분명하고 절차적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사건을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권씨의 범죄인 인도 여부는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에서 재심리 중이다. 이와 관련한 결정은 권씨의 구금 기간이 만료되는 오는 15일 안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이 송환 결정을 유지하면 안드레이 밀로비치 몬테네그로 법무부 장관이 권씨를 어디로 송환할지 결정한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그가 미국으로 송환돼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최대 100년 이상 선고받을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권씨는 가상화폐 테라·루나를 발행한 테라폼랩스 공동 창업자다.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전 세계 투자자들이 입은 피해 규모는 50조원 이상인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피해자도 20만명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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