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정치인과 친밀도 부각 후진적”
특히 각 당 ‘텃밭’ 지역구엔 ‘윤석열의 사람’이나 ‘이재명의 사람’이 2∼3명씩 난립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들 지역구의 경우 본선보다 당내 공천을 위한 경선이 더 치열하기 때문에 친윤(친윤석열)이나 친명(친이재명) 마케팅을 통해 지도부와 강성지지층에 구애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국회의원 후보자가 본인 자질이나 국가적 과제에 대해 부각하기보다는 유력 정치인과의 친밀도를 알리는 데 치중하는 건 후진적”이라며 “결국 총선이 양당 지도자의 ‘자기 사람 심기’처럼 보이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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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예비후보자 명부를 전수조사한 결과 국민의힘 예비후보 총 657명 중 윤석열 대통령 관련 경력을 내세운 후보는 127명(19.3%), 민주당 예비후보 총 537명 중 이재명 대표 경력을 강조한 후보는 66명(12.3%)으로 집계됐다. 윤 대통령 관련 경력을 기재한 국민의힘 예비후보자들은 지난 대선 때 선거캠프 활동부터 당선 이후 대통령실 근무나 현 정부 장관직 수행 등 이력을 두루 포함했다.
이 대표와 연관된 경력을 적은 민주당 예비후보자들도 지난 대선 때 선거캠프 활동 이력부터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에 함께 근무한 경력, 이 대표 체제 민주당 당직 경험 등을 소개하고 있었다.
지역별로 보면 ‘윤석열의 사람’의 경우 경기에서 31명, 서울 23명, 경북 18명, 부산 14명, 경남 10명 등 순으로 예비후보 등록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와 서울의 경우 4월 총선 핵심 격전지인 만큼 중앙 무대에서 활동한 인사의 출마가 많은 영향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경북·부산·경남 등 영남지역은 국민의힘의 전통적 우세 지역으로 윤 대통령 관련 이력이 공천뿐 아니라 본선에서도 도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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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사람’ 또한 민주당 텃밭으로 불리는 광주에서 10명, 전남 8명이 있었다. 이 또한 사실상 본선보다 공천을 받는 게 더 어렵단 평을 받는 지역으로 야당 지도자와의 인연을 강조해 경쟁에 우위를 점하고자 하는 경향이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통화에서 “일종의 병리적 현상”이라며 “국회의원을 300명씩 뽑는 건 정당 민주주의가 다양성을 근간으로 하기 때문인데, 유력 정치인과의 관계만을 강조하는 건 거기에 완전히 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예현 정치평론가는 “국회의원 선거라면 당연히 각 세력 지도자와의 친밀도만 부각할 게 아니라 자신의 자질이나 비전을 부각하는 데도 애써야 한다”고 말했다.
김승환·곽은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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