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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이슈 끊이지 않는 학교 폭력

"과학고에서 가정 형편 때문에 괴롭힘 당해"…25세 청년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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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미누의 '헬스터디2' 참가자, 안타까운 사연 공개

아빠가 입학 선물로 사준 '노트북'…친구가 부쉈다

부모의 병세·가난·학폭에 "삶 포기할까 생각하기도"

"앞으로 더 행복하게 살것…동정 대신 응원해달라"

뉴시스

[서울=뉴시스] 유튜버 '미미미누'의 콘텐츠 '헬스터디2'에 선발된 한 참가자가 사연을 전하면서 눈물을 보였다. (사진= '미미미누' 유튜브 캡처) 2024.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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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아름 리포터 = 학창 시절 과학고등학교에 진학했지만, 어려운 가정 형편과 부모의 병세, 학교 폭력으로 삶을 포기할 위기를 겪었던 청년의 사연이 전해지며 많은 이들의 화제를 모았다.

115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학습 유튜버 '미미미누(김민우)'의 '헬스터디2'는 N수생들의 수능 점수를 향상시키는 콘텐츠다. 이번 시즌2의 지원자 수는 지난해 '헬스터디1'의 지원자 수의 8배인 4084명인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윤정빈씨(20·여)와 정순수씨(25·남)가 최종 선발됐다.

지난달 31일 유튜버 '미미미누' 채널은 '"그냥 죽기에는 너무 억울했어요" 헬스터디 시즌2 최종 합격자를 공개합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에 따르면 헬스터디2 대면 면접에 참여한 정씨는 "중학교 재학 당시에는 나름 최상위권이었다. 모든 시험을 100점을 맞은 적도 있고, 전교 1등을 한 적도 있다. 소심한 성격이었지만, 괴롭힘 같은 걸 당하지는 않았다"며 "선생님의 추천으로 과학고등학교(과고)에 진학하게 됐다. 그런데 처음부터 적응을 못했다"라고 성장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대치동 과고 입시반에서 친해진 애들끼리 이미 무리가 형성돼 있었다. 또 대학 수학까지 다 끝내고 온 애들끼리 있어서 선생님께서 발표를 해보라고 하면 당연히 못 푸니까 그럴 때마다 애들이 낄낄거리며 웃었다"면서 "조별 과제를 할 때도 '정순수랑 같은 팀 하면 망한다'라고 꼽(눈치)을 주거나 저랑 같이 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없어서 혼자 했다"고 털어놨다.

정씨는 가정 형편이 좋지 못한 것을 빌미로 괴롭힘 당한 아픈 기억을 끄집어냈다. 그는 "3학년 때 한 친구가 제 노트북을 밟아서 부쉈다. 아버지가 과고 입학 선물로 사준 노트북이었는데, (노트북을 부순) 친구가 '엄마한테 말하지 말아달라. 내가 대학생 되면 과외해서 갚겠다'고 했다. 그런데 대학생이 되더니 잠수를 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에 내가) 수시가 다 떨어져서 재수를 해야 했다. 노트북으로 인터넷 강의를 듣기 위해 20살 때부터 일을 했다. 엄마가 조울증으로 병원에 들어가게 되면서 돈이 더 필요하게 됐고, (나는) 거의 하루에 12시간씩 배달 일을 하다가 사고가 났다"며 "전신이 다 까졌다. 병원비가 아까워서 방에서 혼자 연고 바르고 치료했다. 아빠가 혼자 돈을 버니까 엄마는 병원에 있고, 나를 발견을 못했다. 며칠 뒤에 (아빠가 나를) 발견했는데 거의 막 죽어가고 있었다더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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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유튜버 '미미미누'의 콘텐츠 '헬스터디2'에 선발된 한 참가자가 사연을 전했다. (사진= '미미미누' 유튜브 캡처) 2024.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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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급성 패혈증으로 생사를 오갔던 정씨는 당시 심경에 대해서도 담담히 말을 이었다. 그는 "그때 노트북 하나 때문에 이렇게 된 게 너무 억울했다. 당시에 '가난하면 많이 힘들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비참했다. 아버지 혼자 생계를 책임지시다가 2021년 치매에 걸렸다"며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해였다. 너무 억울해서 죽으려고 했다. 그때가 내 생일이었다. 근데 죽기가 너무 억울했다. 학교폭력 당한 것도 내 잘못 아니고, 엄마 아빠 아픈 것도 내 잘못 아닌데"라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아빠가 하는 말이 '너는 머리는 똑똑한데, 다른 애들처럼 과외 같은 걸 못 시켜줘서 미안하다'였다. 그냥 과학고 간다고 하지 말고, 일반고 가서 잘해서 의대 갔으면 아빠를 이렇게 만들지 않았을 텐데"라며 손을 벌벌 떨며 오열했다.

정씨는 "학교 폭력과 가난이 얼마나 아픈지 잘 알기 때문에 그런 친구들의 공부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며 "동정을 하는 분들이 많이 계실 것 같다. 나는 오히려 그런 일들을 많이 겪어서 앞으로 더 행복하게 살고 싶다. 또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동정과 연민보다는 응원과 격려를 많이 보내준다면, 더 힘내서 2025년 수능 열심히 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해당 콘텐츠를 기획한 김민우는 "살려고 수능을 보는 사람이다. 이번에 6번째 수능을 제대로 도전하려고 하는구나. 이번 수능은 본인이 가지고 있는 능력과 재능이 온전히 발휘될 수 있는 장이 되었으면 좋겠어서 뽑았다"며 "내가 '헬스터디'를 처음 왜 기획하게 되었는지를 돌아봤다"고 선발 이유를 밝혔다.

누리꾼들은 정씨에게 많은 응원을 보냈다. 이들은 "우리 중학교였다. 공부 잘했고, 애들이 다 잘해줬다. 저런 가정사가 있었는지 몰랐다", "정순수 학생 진짜 독기 품은 게 여기까지 느껴진다. 눈물 흘리면서 봤다", "눈빛에서 간절함이 보인다. 헬스터디 프로그램의 취지에 가장 잘 맞는 분이다", "동정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잘 버틴 거 너무 멋있다" 등 용기를 북돋웠다.

김씨의 '헬스터디2'에 선발된 참가자 2명은 국어, 수학, 영어, 탐구 등 입시와 관련한 전문가들에게 수업과 멘토링을 지원받는다. 아울러 '교재 및 숙식비'와 '첫 학기 등록금(목표 대학 합격 시)'도 지원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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