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찬반 의견 갈리며 혼란
더불어민주당이 22대 총선에 적용될 선거제 개편안을 '전(全)당원 투표'를 통해 결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당내에서는 찬반 의견이 갈리며 혼란스러운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총선이 70일도 남지 않았지만 당론을 정하지 못한 것은 물론, 결정 과정에 이견만 계속 분출되면서 여당과 제3지대에 비판의 여지만 남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비례대표 선출 방식을 전체 당원을 대상으로 하는 투표를 실시하기 위한 실무 준비에 착수했다. 당원투표를 반대하는 측은 당 지도부가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전당원 투표를 동원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에서 현행 '연동형 선거제'를 지키겠다는 공약을 냈지만, 이번 총선의 의석수 확보에는 병립형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사실상 마쳤다. 이런 상황에서 당원들은 선거 유불리를 고려해 병립형을 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이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하여튼 천벌 받을 짓은 전부 당원 투표를 해서 하더라"라며 당 지도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원래 히틀러가 '국민만 보고 간다'고 그랬다. 독재가 항상 하는 소리가 국민만 보고 간다는 거고, 대의제를 무시하고 당원 투표를 한다"며 "민주당이 그 못된 짓은 다 당원 투표로 했다"고 질타했다. 민주당은 4년 전 총선에서도 '비례 위성정당 창당' 여부를 당원투표로 정한 바 있다. 이후 2021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때에는 당원투표를 통해 후보를 냈다. '원인을 제공한 보궐선거에는 후보를 내지 않는다'는 기존의 당헌당규 내용을 거스르는 결론이었다.
반면 전당원 투표를 추진하자는 측은 당의 중요한 결정을 당원에게 묻는 것은 당연한 절차라고 주장하고 있다. 처음 '전당원 투표' 카드를 꺼내든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국민투표하면 국민에게 책임 떠넘기는건가. 국민에게, 당원에게 묻는 것이 주권재민 민주주의 헌법 정신 아닌가"라며 "중요한 정책을 당원에게 묻는 것이 나쁜가. 참 이상한 논리"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내에서 당원투표로 인한 갈등이 표출되자, 제3지대는 곧바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원욱 개혁미래당 통합추진위원장은 "선거 유불리 때문에 대의명분의 가치는 버리겠다는 얘기"라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을 탈당한 전병헌 전 의원도 "국민과의 약속을 깰 때마다 전당원 투표제를 꺼내든다"고 꼬집었다.
다만 당원 투표 방식에 따라 당내 찬반 의견이 봉합될 가능성도 있다. '준연동형·비례연합정당', '권역별 병립형·이중등록제' 두가지 안을 놓고 선택하는 투표로 진행하는 방안과 지도부가 결정을 마친 후 전당원 투표로 추인을 받는 안이 거론된다. 앞서 홍익표 원내대표는 "지도부가 결정하고 그 안을 의원총회나 전당원 투표로 추인받는 모습이 좋다"며 중재안을 내놨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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