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1일(현지시간) 헝가리의 반대 속에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를 결정하기 위한 특별정상회의를 개최한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이사회) 상임의장은 전날 27개 회원국 정상에게 보낸 서한에서 "합의는 우리의 신뢰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매우 중요하며, 특히 우크라이나에 대한 변함없는 지원 약속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결책을 찾고 지원하는 책임은 전적으로 우리에게 있다"고 촉구했다.
한 달여 전 헝가리의 '나 홀로 반대'로 무산된 500억 유로(약 72조원) 상당의 우크라이나 장기지원안을 이번 회의에서 반드시 타결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로이터 통신은 이번 정상회의 공동성명 초안에 우크라이나 장기지원안 이행 등에 대해 27개국이 "해마다 토론을 개최한다"는 내용이 언급됐다고 보도했다.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의 요구사항이 일부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오르반 총리는 지난 30일 프랑스 주간지 르푸앙과 인터뷰에서 "매년 27개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금을 전달할지 여부를 결정한다는 보장이 있다면 해법에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공동성명 초안에는 우크라 지원 관련 절차를 '토론'으로 적시했다. 이는 오르반 총리가 요구한 '표결'보다는 수위가 낮지만, 헝가리가 해마다 '거부권'을 행사하려 할 것이라는 우려가 EU 내부에서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헝가리가 이런 내용에 동의할지도 미지수다.
정상회의 당일 공동성명 최종 문안 확정을 두고 격론이 벌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헝가리가 끝내 반대한다면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 없는 대안이 검토될 가능성이 있다.
트랙터로 파리 포위한 프랑스 농민들 |
한편, 정상회의장 주변에선 EU 각국 농민들의 대규모 '트랙터 시위'가 예고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벨기에 농민단체인 FWA·FJA를 비롯해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농민단체들은 정상회의 당일 브뤼셀 EU 기관이 몰려있는 도심까지 트랙터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전날 저녁부터 최소 60여대 트랙터가 브뤼셀 순환도로에 진입했다고 브뤼셀타임스는 전했다. 현지 경찰은 시민들에게 도심 이동 시 교통 혼잡에 대비해 대중교통을 이용해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프랑스, 벨기에 등 유럽 각지에서는 저가 농산물 유입에 따른 가격 폭락, 농민 소득 감소 등에 항의하는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
농민들은 EU가 협상 중인 남미공동시장(MERCOSUR·메르코수르)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도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번 정상회의에 농업 분야 안건은 없지만, 농민 시위가 격화하고 있는 만큼 관련 논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양자 회동을 할 예정이며, 알렉산더르 더크로 벨기에 총리도 이 문제를 거론하기로 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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