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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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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이 이낙연과 통합에 소극적인 이유[여의도 앨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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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트라우마와 젊은 정당 이미지 영향

‘반이재명’은 멀리, 빅텐트 주도권 위해 ‘선자강’

“정치부 기자들이 전하는 당최 모를 이상한 국회와 정치권 이야기입니다.”


경향신문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지난 20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개혁신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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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최근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민주당 이탈세력과의 제3지대 빅텐트 통합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과거 바른미래당 실패의 트라우마와 젊은 정당, 국민의힘을 대체할 정당의 정체성을 유지하려는 의중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개혁신당이 빅텐트 논의에서 주도권을 쥐고 ‘선 자강, 후 극적 통합’을 노린다는 관측과 빅텐트 없이 보수신당으로 총선을 치를 수 있다는 관측이 동시에 나온다.

이준석 대표는 연일 이낙연 전 대표에게 ‘매운맛’ 비판을 가하고 있다. 지난 28일 이낙연 전 대표와 민주당 탈당파가 합친 신당의 당명이 개혁미래당으로 정해지자 당명이 개혁신당과 비슷하다며 “당명 무임승차”라고 일갈했다. 이 대표는 “어떤 미래를 그리는지 조금 더 설명해 줬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지난 22일에는 금태섭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선택과 함께 민주당의 검찰개혁을 실패로 규정하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폐지를 약속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개혁을 주도했던 이낙연 전 대표 측과 각을 세운다는 해석이 나왔다.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 폐지, 여성 소방·경찰 공무원 병역 의무화 등 이낙연 전 대표가 수용하기 어려울 법한 정책들도 던진다.

이준석 대표는 무조건적인 통합 논의보다는 개혁신당의 자강이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는 국민의힘과 민주당 출신 인사들이 합쳤던 바른미래당의 실패를 경험했다. 한 바른미래당 출신 개혁신당 인사는 30일 “양쪽은 대북관 같은 정책과 정치 스타일이 물과 기름처럼 달라 사사건건 부딪쳤고 언론에 당내 충돌만 부각됐다”며 “어설프게 합치면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개혁신당은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한 저비용의 젊은 정당을 추구한다. 당원 모집도 온라인으로 해 한 달도 안 돼 ‘체육관 동원’ 없이 창당을 마쳤다. 개혁신당은 윤석열 대통령과 그 직할 체제인 여당에 맞선 제3정당 이미지를 구축하려 한다. 당내엔 이낙연 전 대표 쪽과 함께했을 때 ‘올드’한 정치 관습과 ‘반이재명’ 구호가 섞여 들어와 개혁신당의 장점이 희석된다고 걱정하는 당원들이 꽤 많다. ‘반이재명’ 구호를 걸면 개혁신당 후보가 영남 지역구에서 민주당 지지자들의 전략적 지지를 받기는 어려워진다.

빅텐트 논의의 주도권을 쥐려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 지금은 현역 의원이 한국의희망과 합당으로 들어 온 양향자 원내대표뿐이라 민주당 탈당 의원 3명이 있는 개혁미래당과의 협상에서 높은 지분을 받기 어렵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의 당 지지율은 ‘이낙연 신당’에 앞서지만 오차범위 내여서 압도하지 못하고 있다. 논의를 늦춰 개혁신당의 위상을 높이고, 공천 탈락 위기의 국민의힘 현역 의원을 영입하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은 이낙연 전 대표와 별도 기호로 총선에 나서는 것보다 어떤 형태로든 선거연대를 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힘을 하나로 합쳐야 제3당 돌풍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통합·연대 여부를 불확실하게 하다가 총선에 임박해 극적으로 해야 통합 효과를 크게 한다는 전략적 노림수도 있다. 소수정당 진입 문턱을 권역별 6~8% 득표율대로 높인 권역별 병립형 비례제가 도입된다면 빅텐트 통합 필요성은 더욱 커진다. 막판까지 통합·연대가 진통을 겪으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팔을 걷고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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