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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TV(인터넷TV) 가입자 3명 중 1명은 서비스 해지를 고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성장으로 어려움을 겪는 유료방송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가입자 유출을 잘 방어해왔던 IPTV 역시 이탈 움직임이 강해진 것이다. 기기에서 바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TV 보급 확대가 결정적으로 보인다.
이동통신 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2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IPTV 가입자의 36%가 코드커팅(Cord-Cutting)을 고려 중이다. 케이블TV(41%)보다는 낮지만, 위성방송·케이블 등을 모두 포함한 유료방송 전체(37%)와 유사한 수준이다. 이 중 4%가 실제 서비스를 해지할 계획이며 33%는 해지를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
유료방송 가입자 감소는 스마트폰·게임·OTT 등 뉴미디어 부상에 따른 TV 시청 감소와 맞물린다. 컨슈머인사이트 조사에 따르면 하루 TV 시청 시간은 평균 2시간으로 4.8시간인 스마트폰 사용시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심지어 TV 시청 시간의 28%는 OTT를 보는 데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컨슈머인사이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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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스마트TV가 보급되면서 IPTV 수요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IPTV는 인터넷망을 활용해 유료방송을 제공하고 있어 인터넷을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인터넷을 직접 연결할 수 있는 스마트TV가 보편화되면서 OTT도 직접 스마트TV 앱으로 사용할 수 있게 돼 굳이 IPTV에 가입할 필요가 없어졌다. TV 제조사들마저 전용 OS(운영체제) 개발에 집중하며 모바일 기기와의 경쟁에 나선 상황이다. LG전자는 '웹OS'를, 삼성전자는 '타이젠'을 탑재해 광고 및 유료 콘텐츠, 플랫폼 선탑재 등으로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IPTV 3사(KT·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는 OTT 업체와 제휴하며 OTT 사용자를 포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IPTV 전용 리모콘에 넷플릭스·티빙·디즈니플러스 등 OTT 바로가기 버튼까지 도입했다. SK브로드밴드가 넷플릭스와의 망 사용료 소송을 끝내고 협력 관계를 맺은 것도 이 때문이다. 단순히 OTT 서비스 제공을 넘어 여러 OTT 콘텐츠를 한 번에 검색하고, AI(인공지능) 기반 큐레이션 기능까지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IPTV 업계의 전략은 썩 효과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국내 IPTV 가입자는 약 2081만명, 가입자 증가율은 1.2%였다. 2021년 상반기 4.1%였던 IPTV 가입자 증가율이 2021년 하반기 3.6%, 2022년 상반기 2.6%, 2022년 하반기 1.8%로 꾸준히 하락세다. 반면 OTT 사용자는 꾸준히 증가세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2023년 OTT 이용률은 77%로 재작년보다 5%p 증가했다.
IPTV 업계 관계자는 "바로가기 버튼이나 AI 큐레이션 등 IPTV에서만 제공하는 서비스 효용이 IPTV 요금 이상이라고 느낄 때, 고객 이탈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셋톱박스에 전용 리모콘까지 사용해야 하는 IPTV가 모바일 기기나 스마트TV와 경쟁하기 점점 어려워지는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IPTV 업계는 OTT·스마트TV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콘텐츠'보다 '서비스'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TV 제조사마저 콘텐츠 경쟁에 뛰어든 상황에서 차별화를 둘 수 있는 부분은 '특화 서비스'뿐이라는 것. 한 IPTV 업계 관계자는 "SK브로드밴드는 'AI Btv'를 통한 초개인화 서비스·KT 지니TV는 홈쇼핑 방송과 연계한 개인 추천 시스템·LG유플러스의 U+tv는 감성 분석 콘텐츠 추천 등 각자 특화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며 "스마트TV와 달리 IPTV만이 가진 실시간 방송이라는 장점에 이용자 경험까지 개선하려는 노력이 치열하다"고 전했다.
배한님 기자 bhn2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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