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오픈AI, 국내기업과 AI 칩 생산 협력 모색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사진= 전자신문 DB]

오는 26일 방한하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삼성전자 경영진, AI 반도체 스타트업(리벨리온, 퓨리오사AI, 사피온) 관계자를 만나는 것은 '인공지능(AI) 칩 얼라이언스(동맹)'를 구축해 자체 AI 칩 생산을 위한 전방위 협력 관계를 마련하는 게 목적이다.

올트먼 CEO가 방한 직후 향하는 장소가 삼성전자 평택 공장에 이어 SK하이닉스 이천 공장 등 반도체 현장으로 좁혀졌다는 점에서 이 같은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리벨리온과 퓨리오사AI는 삼성전자 공장에서, 사피온은 SK하이닉스 공장에서 배석한다.

그는 오픈AI가 자체적으로 AI 칩을 생산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세계적으로 생성형 AI 확산과 이에 따른 AI 칩 수요 폭증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세계 AI 반도체 시장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한 엔비디아를 견제하겠다는 성격도 짙다.

오픈AI는 지난해 말 최신 생성형 AI GPT-4 터보를 개발한 데 이어 고도화를 지속 추진하고 있어 최신 AI 반도체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올트먼 CEO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AI 칩 얼라이언스'를 구축하는 것이 자체 AI 칩 생산을 위한 최적 방안이라고 판단했을 공산이 크다. 안정적인 메모리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하는 AI 반도체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탑재가 필수다. 양사는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적층해서 데이터 처리 성능을 크게 끌어올린 HBM에서 세계적 기술력과 점유율을 보유했다.

SK하이닉스만 해도 지난해 엔비디아에 4세대 HBM 'HBM3'를 업계 최초로 공급했다. 5세대 제품 'HBM3E' 양산까지 앞뒀다. 또 SK그룹 계열사가 집중 투자한 국내 AI 반도체 기업 사피온은 서버용 AI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다.

올트먼 CEO는 GPT 시리즈를 앞세워서 생성형 AI 시장 독주를 이어가는 것이 목표다. 구글, 아마존웹서비스(AWS), 메타 등 빅테크 기업이 생성형 AI 시장 경쟁력 강화에 이어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이번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올트먼 CEO 입장에서는 한국 반도체 기업과 협력이 AI 시장 패권을 위한 첫 단추로 봤을 공산이 크고, 방한에 앞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AI 칩 얼라이언스' 구축과 관련해 어느 정도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안다”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입장에서도 오픈AI는 전도유망한 고객사이면서 파트너”라고 말했다.

올트먼 CEO도 일찌감치 국내 기업과 협력을 희망했다. 앞서 그는 지난해 6월 방한 당시 국내 스타트업과 만나 “한국 반도체 기업과 AI 칩 개발을 함께 하고 싶다”며 “오픈AI는 한국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올트먼 CEO 행보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그는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대만 TSMC와도 AI 반도체 제조를 위한 파트너십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외신은 오픈AI 최대주주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일본 소프트뱅크도 올트먼이 주도하는 AI 반도체 공급망 네트워크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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