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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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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총선 망할 판”…윤석열·한동훈 분열 위기감에 국힘 ‘멘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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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압도적 승리 전망 불구
당청 공천갈등에 선거 망쳐

韓각 세워도 용인하려던 용산
김경율 사태 선 넘었다고 판단
한동훈 “당은 당의 일 해야”
홀로서기 행보 파장에 촉각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

매일경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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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간 갈등이 ‘공멸 우려’가 확산되면서 일단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대통령실은 한 위원장에 대한 추가적인 압박을 자제하고, 한 위원장도 발언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양측이 잠시 숨을 고르는 모양새다.

청와대와 여당 간 공천갈등으로 압도적 승리를 할 수 있던 선거를 망쳤던 2016년의 악몽을 상기시키는 목소리가 여당 지지층에서도 쏟아졌기 때문이다.

22일 매일경제 취재에 따르면 대통령실 참모들과 여당 핵심 관계자들은 “더 이상 두 사람 간 갈등이 확전돼선 안 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당분간 김 여사 사과 필요성, 한 위원장 거취 등에 대해 언급을 서로 자제하기로 했다는 얘기다.

전날 한 위원장의 사퇴를 일제히 압박하고 나섰던 친윤계 정치인들도 이날은 움직임을 멈춘 모습이다.

한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黨)은 당의 일을 하는 것이고, 정(政·정부)은 정의 일을 하는 것”이라 말하며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나 노선 변화를 주문하는 목소리에 응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반면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일정을 취소하며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표면적으론 한 위원장의 ‘마이웨이’ 천명에 대통령실이 한 발 물러난 모양새에 더 가깝다.

그러나 큰 틀에서 보면 총선 전략에 대한 대통령실과 여당의 시각 차가 분명히 드러났다는 점에서 뇌관은 남아있다.

대통령실 입장에선 한 위원장이 김건희 여사 문제라는 ‘역린’을 건드렸다는 판단이고, 한 위원장은 총선 승리를 위해선 리스크를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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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선 한 위원장의 ‘홀로서기’가 예상보다 일찍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여사 문제가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간 ‘권력 갈등’ 의 신호탄을 조기에 쏘아올리는 촉매가 됐다는 것이다.

당초 대통령실은 지난해 12월 26일 한 위원장 체제가 들어설 때부터 여당이 정부에 대해 각을 세워도 어느 정도는 용인할 계획이었다고 한다. 지난 2012년 19대 총선을 앞두고 출범했던 박근혜 비대위가 이명박 정부를 때리며 총선 승리를 가져왔던 모델을 참고로 한 것이다.

그러나 한 위원장이 직접 선발한 김경율 비대위원이 당초 여권에서 ‘무대응 전략’으로 가기로 묵시적 약속을 했던 김 여사 문제에 대해 공개 거론을 시작했다. 심지어 김 여사를 ‘마리 앙뚜아네뜨’에 빗대고, 이를 한 위원장이 적극 제지하지 않은 것은 ‘마지노선’을 넘은 것이며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반응이 나왔다.

특히 윤 대통령은 당에서 김 여사 의혹을 거론한 데 대한 한 위원장의 직접 사과가 없었고, 한 위원장 측에서 이관섭 비서실장의 실명을 언론에 흘렸다고 보고 격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명품백 논란에 대한 친윤계 입장은 확고해 보인다. 친윤계 핵심인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 논란에 대해 “그건 몰카(불법촬영) 공작”이라며 “그걸 가지고 피해자에게 사과하라고 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생각이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교통사고가 나면 사고를 야기한 사람이 책임을 져야 한다. 왜 집에 안 있고, 길거리에 나와 교통사고를 당했냐, 책임을 물으면 동의하겠냐”라며 “(이 사건도)같은 케이스”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사과는 불법이나 과오가 있을 때 하는 것”이라며 “불순한 목적 가진 분이 몰카를 갖고 들어갔다. 남의 동의를 받고 들어가도 불법 목적으로 들어가면 주거침입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기에 무슨 국정의 혼선이나 난맥이 있었는가. (김 여사가) 그들의 요구를 들어준 것이 있나. 없지 않는가. 있는대로 봐주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한 위원장은 친윤계 의원들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전날 대통령실이 ”비대위원장의 거취는 용산이 관여할 일이 아니다“라며 한 발 물러섰음에도 이날 오전 “제가 사퇴 요구를 거절했다”며 사실 관계를 공식화했다. 또 이철규 의원과 면담하고 나온 뒤 ‘어떤 얘기를 나눴느냐’고 묻는 취재진에게 “(이 의원은)제 스탭이니까, 신상 얘기는 아니다”라고 했다.

김경율 비대위원은 이날 오전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자신의 최근 언행에 대해 포괄적 사과를 하며 한 발 물러났다. 하지만 친윤계 일각에선 여전히 한 위원장의 직접 사과나 김 비대위원에 대한 사퇴 조치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갈등의 씨앗으로 남아 있다. 친윤계 핵심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김 비대위원의 김 여사 사과 요구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때처럼 다시 한 번 야당에 공격 빌미를 주는 것”이라며 “여당 비대위원으로서 부적절한 발언을 한 데 대해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통령 지지율이 낮은 상황에서 총선을 치러야 하니 결국 한 위원장 위주 선거가 될 수밖에 없고, 윤 대통령이 물러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한 위원장이 이대로 밀고 나가 본인 색깔로 계속 당을 채워나가면 개인 지지율과 당 지지율이 동기화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여당에게 호재로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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