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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중국(홍콩) 증시 급락세가 지속되면서 저가 매수에 나섰던 중학개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개미들은 상승 시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레버리지 투자를 선택했는데, 증시가 반대로 움직이면서 손실률이 급격히 불어나고 있다. 18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최근 한 달 동안 미국 증시에서 '디렉시온 데일리 FTSE 차이나 불 3배(YINN)' 상장지수펀드(ETF)를 2945만달러(약 396억원)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YINN ETF는 알리바바, 텐센트, 중국건설은행, 메이퇀 등을 편입한 FTSE 차이나 50 인덱스의 일일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종목 중 시가총액이 큰 순으로 50개 종목을 편입한다.
또 국내 투자자들은 '디렉시온 데일리 차이나 인터넷 불 2배(CWEB)' ETF도 한 달 동안 788만달러(약 106억원) 순매수했다. CWEB ETF는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등 중국 인터넷·플랫폼 기업들을 편입한 기초지수의 일일수익률을 2배로 추종한다.
두 중국 레버리지 ETF의 순매수액 합계는 최근 한 달 동안 미국 증시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 순매수액 6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홍콩 항셍지수가 2022년 15%, 2023년 14% 하락하자 반등을 기대하고 레버리지 투자에 나선 모습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중학개미들 계좌는 암울한 상태다. 항셍지수는 올해 들어서도 9.6% 급락했다. 현재 항셍지수는 1만5000 선에서 등락을 거듭 중인데, 조금만 더 하락하면 2008년 리먼브러더스 금융위기 사태 당시 수준에까지 이르게 된다.
2~3배 레버리지 상품은 증시가 베팅한 방향과 반대로 움직이면 음의 복리가 쌓이면서 손실이 급격히 불어난다. 올해 들어 YINN과 CWEB ETF 주가는 각각 29%, 22% 하락했다.
특히 3배 레버리지 상품인 YINN ETF는 지난해에만 주가가 54% 떨어지기도 했다. 향후 항셍지수가 상승하더라도 레버리지 상품들은 음의 복리 영향에 따라 주가가 과거 수준을 회복하기 어렵다.
국내 증시에서도 중국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한 이가 적지 않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TIGER 차이나CSI300레버리지(합성)'와 'TIGER 차이나항셍테크레버리지(합성 H)' ETF를 각각 120억원, 99억원 사들였다. TIGER 차이나항셍테크레버리지(합성 H) ETF는 1월 하락률이 30%에 달한다. 단기간 내에 큰 수익을 내겠다는 욕심이 무리한 레버리지 투자로 이어지고, 손실이 급격히 불어나는 모양새다.
특히 중국 증시는 4년 연속 하락세가 유지되고 있어 분할 매수를 통한 리스크 관리가 필수적이란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레버리지 투자를 하려면 최소한 반등이 확인되는 시점에 해야 한다"며 "저점을 잡으려다 떨어지는 칼을 잡는 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증시가 부진한 이유는 경기 침체가 현실화됐다는 우려 때문이다.
중국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하는 데 그치며 시장 컨센서스(추정치)인 5.3%를 밑돌았다. 특히 지난해 12월 소매판매가 7.4% 증가에 그치며 전월 수치(10.1%)와 시장 컨센서스(8%)를 하회했다. 여기에 미국과의 G2 갈등 및 대만 침공 가능성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도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동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3월 열리는 양회에서 중국 정부는 5% 성장 목표를 제시할 전망이지만, 현재까지 공표된 중앙정부 채권 발행 승인 및 부동산 정책으로는 달성이 쉽지 않다"며 "중국 경제의 약한 고리인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고,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추가적인 정책 발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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