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일본 도쿄 시내에서 닛케이지수가 지난해 연말보다 7,369포인트 오른 33,464로 거래를 마쳤음을 알려주는 대형 모니터 앞을 행인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 제공 = 연합뉴스] |
일본 증시가 거침없는 질주에 나서고 있다. 역사적 엔저에 개인들의 투자 매력도가 높아진 데 이어 기업들의 호실적까지 힘을 보태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스피는 금리 인하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지난해 11월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18일 증권가에 따르면 전일 코스피 종가는 전장 대비 61.69포인트(2.47%) 급락한 2435.90에 마감했다. 외국인들의 매도세에 지난해 12월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이사의 매파적 발언으로 조기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최근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인플레이션 둔화가 확실해질 때까지 금리인하를 서둘러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에 따라 시장이 예상했던 올해 3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크게 떨어졌다.
지난해 4분기 실적 시즌이 막을 올렸지만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시장의 컨센서스를 밑도는 어닝 쇼크를 기록한 점도 국내 증시를 짓누르고 있는 요인 중 하나다. 북한과 예멘 후티 반군 등 국내외 지정학적 리스크마저 불거지면서 좀처럼 국내 증시는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일본 증시는 연초 이후 나홀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증시뿐 아니라 중국 등 아시아 증시가 부진한 상황 속에서도 홀로 역사적 고점을 갈아치우고 있는 것이다.
전일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3만5447에 거래를 마치면서 올해 들어서만 벌써 6.02%가 올랐다. 지난 15일 닛케이지슈는 3만5901에 마감하면서 3만6000선을 넘보기도 했다.
닛케이지수가 3만5000을 돌파한 건 ‘거품 경제’ 시절이었던 1990년 2월 이후 약 34년 만이다.
일본 증시가 올해 들어서만 지난 5일부터 15일까지 5거래일 연속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는 건 엔화 약세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개편된 소액투자 비과세제도(NISA) 또한 개인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NISA는 주식 거래에서 발생하는 이익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제도다. 이와 함께 주식투자 비과세 한도는 세 배로, 기간은 기존 5년에서 무기한으로 늘어난다. 예금에 편중된 개인들의 자산이 주식으로 옮겨가는 머니 무브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남다른 일본 기업의 이익모멘텀 상승세도 일본 증시 상승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작년 말부터 미국, 한국 등 전반적으로 기업들의 이익모멘텀 둔화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일본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이후 올해와 내년 이익전망치가 상향 조정됐다. 일본 중앙은행(BOJ)의 완화적 통화 정책으로 원화대비 엔화의 평가절하 현상이 나타나면서 수출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도 높아졌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노토반도 지진을 계기로 상반기 BOJ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이 사라지고, 외국인이 작년 3월 이후 일본 증시에서 이탈한 빈자리를 개인투자자들이 메우고 있다”며 “긍정적인 흐름의 연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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