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총리, 스위스서 EU집행위원장 접견…"소비자 기호 맞는 EU 제품 더 많이 수입할 의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악수하는 리창 중국 총리 |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참석차 스위스를 방문 중인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유럽연합(EU)에 반도체 장비 등 첨단 기술 제품 수출 제한을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17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리 총리는 16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을 만나 "중국은 소비자 기호에 맞는 EU 제품을 더 많이 수입할 의향이 있다"며 "EU가 첨단 기술 제품의 대(對)중국 수출 제한을 풀고, 양국이 마주 보면서 중국-EU 무역이 더 균형적으로 발전하도록 추동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리 총리는 "중국은 시장화·법치화·국제화한 일류 경영 환경을 계속해서 만들어갈 것이고, EU와 함께 자유무역·공정경쟁·개방협력 등 시장경제의 기본 준칙을 지킬 용의가 있다"고 했다.
이어 "EU가 경제·무역 문제에서 공정·합법·투명·공평으로 중국 기업을 대하고, 제한성 경제·무역 정책 도입과 무역 구제 조치 사용에 신중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리 총리의 이 같은 언급은 최근 네덜란드의 ASML이 미국 압력 속에 중국에 대한 첨단 반도체 생산 장비 수출을 철회한 일을 거론한 것으로 풀이된다. ASML은 세계 노광장비(반도체 원재료 웨이퍼에 미세한 회로를 새겨넣는 장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업체다.
중국은 ASML로부터 노광장비 3대를 도입하려 했으나, 미국이 네덜란드 당국에 수송 중단을 요청하면서 ASML이 수출을 철회해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그간 중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 진영의 첨단기술 수출 통제에 게르마늄·갈륨·흑연 등 원료 수출 통제로 맞서왔다. 그러나 반도체 제조 수준을 높이기 위해 꼭 필요한 첨단 노광장비 수출 통제에는 당장 뾰족한 대응책이 없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외교부는 당시 브리핑에서 ASML의 수출 중단을 미국의 '횡포'나 '일방적인 괴롭힘'으로 규정하는 한편, 네덜란드를 향해선 '계약 정신 존중'을 요구했다.
이날 회담에서 리 총리는 'EU 끌어안기' 메시지도 적극 발신했다.
리 총리는 "중국은 항상 EU와의 관계 심화를 외교의 우선 방향으로 삼아왔다"면서 "중국은 EU와 상호 이해·존중을 원칙으로 삼아 동반자 지위와 대화·협력, 호혜, 이견의 적절한 처리를 계속 이어가기를 바란다"고 했다.
x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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