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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총선설명서 서반장 vs 김반장] 의원정수 감축 'Again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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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총선 정국의 속사정을 심도있게 짚어보는 '총선설명서 서반장 김반장' 시간입니다. 오늘은 야권을 취재하는 서주민 반장이 먼저 준비했다고요?

[서반장]
네, "의원정수 감축 '어게인 2000'?"으로 준비해봤습니다.

[앵커]
2000년에 의미있는 일이 있었나본데, 한동훈 위원장이 말한 의원정수 50명 감소, 이 숫자는 어떻게 나온 건가요?

[서반장]
의석수, 특히 지역구를 줄이려면 지역구별 인구상하한선을 조정해 선거구획정을 다시 해야 합니다. 한 위원장은 비례와 지역구 어느 쪽을 얼마나 줄일지는 논의해 보겠다고 했죠. 결국 50명 감축에 특별한 산출 근거가 있다기보단 상징적인 의미에 가깝다고 보는 게 맞을 듯합니다. 앞서 김기현 전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는 10%, 즉 30명 감축을 제안했었는데 이보다 더 강도 높은 정치 개혁 의지를 보인 겁니다.

[김반장]
그런데, 우리 정치사에서 의원수를 줄이는데 성공한 적이 있습니까?

[서반장]
민주적인 방식으로 성공한 적은 역사상 딱 한 번 있습니다. 그게 바로 앞서 말씀드린 어게인 2000, 2000년입니다.

[김반장]
속된 말로 자기 '밥그릇'이라 의원들 합의로 늘리긴 쉬워도 줄이긴 어려웠을 텐데 그땐 어떻게 가능했나요?

[서반장]
IMF 직후에 치러진 총선이라 정치권도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당시 여당이었던 새정치국민회의는 299석에서 250석 수준으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은 205명까지 줄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총선이 다가오자 국회는 약속을 뒤집으려했고, 다시 여론이 악화되면서 최종적으로는 지역구 26석을 줄인 273석으로 확정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줄이긴 줄인 건데 4년 뒤, 어떻게 됐을까요?

[김반장]
그새 원상복귀 됐나요?

[서반장]
맞습니다. 그리고 2012년 19대 국회부터 지금의 300석이 됐습니다.

[앵커]
그만큼 의원수를 줄이기가 힘들다는건데, IMF 때와 비교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요즘 정치권에 대한 불신도 크잖아요.

[서반장]
지난해 3월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국민 57%가 국회의원 정수를 줄여야한다고 했습니다. 설사 세비 총예산을 동결하더라도 정수를 늘려선 안된다는 응답이 71%에 달했습니다.

[김반장]
하여간 줄이면 줄였지 늘리면 안된다는 거네요.

[서반장]
한 위원장이 정치개혁의 하나로 의원정수 감축을 들고나온 것도 이런 여론을 감안한 거라고 봐야할 겁니다. 다만 우리나라는 의원 1명당 인구수가 17만 명으로 프랑스, 영국, 또 OECD 평균보다도 훨씬 많습니다. 일본이 우리와 비슷하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의원수가 많은 건 아니란 겁니다. 또 의원들의 수준은 그대로인데, 의원수만 줄인다면 의원 1명의 권한만 더 늘어나게 된다는 점에서 권한과 특권 내려놓기가 먼저 선행돼야 한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앵커]
국회가 제 역할을 한다면야 숫자가 무슨 상관 이겠습니까. 그러지 못해 여론이 부글부글 끓는거겠죠. 앞으로 여야 협의를 좀 지켜보죠.

서주민 기자(jms25@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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