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업체 손보사 PM요율도 인정
플랫폼 내 자동차보험 인상 불가피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오는 19일 출범을 앞둔 온라인 보험·비교 추천 플랫폼에서 대형 손해보험사 빅4의 자동차보험 수수료율이 3%(부가세 별도)로 확정됐다. 다만 기존 자사 홈페이지 등 다이렉트채널(CM) 요율이 아닌 플랫폼(PM) 요율 기준이라 플랫폼 내 자동차보험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6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 등 대형손보사 빅4는 전날 오후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인 네이버파이낸셜·카카오페이와 보험 비교·추천 플랫폼 수수료를 PM 요율 3%로 최종 합의했다. 부가세를 포함하면 3.3% 내외가 될 전망이다. 한 대형손보사 관계자는 "수수료 계약은 보험사와 핀테크(금융+기술)업체 간 개별로 이뤄지지만 이번엔 서비스 초기인 만큼 빅4가 동일한 수수료로 나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대형손보사는 수수료 3% 미만을 원했고 빅테크는 4%대를 주장하면서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여왔다. 플랫폼 출시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까지 신경전이 이어져 서비스 정상 출시가 가능하냐는 우려도 컸다. 결국 전날 금융감독원이 16일까지 수수료 합의가 포함된 보험상품 위·수탁계약서를 제출하라고 압박하면서 갈등은 일단 봉합됐다.
이번 협상에서 대형 손보사와 빅테크 모두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대형 손보사에 긍정적인 것은 기존 온라인채널에서 자동차보험을 판매할 때 매기는 보험료율을 CM 요율이 아닌 PM 요율로 인정받았다는 점이다. 보험료율은 보험가입 금액에 대한 보험료 비율이다. 보험사는 같은 상품이라도 대면, CM, 텔레마케팅(TM) 등 판매 채널별로 보험료율을 다르게 산정한다. 보험료는 CM이 가장 저렴하다. 대형 손보사는 이번 플랫폼 출시에 앞서 수수료 등으로 비용이 더 드니 PM 요율을 별도로 산정하겠다고 밝혔었다. 반면 빅테크를 비롯한 핀테크 업체들은 PM 요율은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PM 요율을 인정하면 플랫폼 내 자동차보험 가격이 오르고 이렇게 되면 소비자들이 굳이 플랫폼을 찾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PM 요율을 인정하면서 빅테크가 한발 물러난 것이다.
겉으로는 수수료 줄다리기에서 패한 것으로 보이는 빅테크도 이번 협상 결과가 썩 나쁘지만은 않다. 자동차보험의 플랫폼 참여를 보이콧할 가능성도 있었던 대형 손보사를 플랫폼 초기 서비스에 참여시켜 흥행 분위기를 이끌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 손보사는 자동차보험시장 점유율 85%에 달한다. 이들이 수수료 부담을 이유로 플랫폼에 참여에 미온적일 경우 중소 손보사의 자동차보험만 플랫폼에 노출되고 이는 고객을 유입시키는 데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 플랫폼은 어찌됐건 종래에 없던 수수료를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이익이다. 연간 자동차보험 시장 규모가 20조원인 점을 감안했을 때 수수료 3%를 단순계산하면 매년 6000억원 규모 수수료가 플랫폼 업체에 흘러 들어가는 셈이다. 한 핀테크업체 관계자는 "결국 대형 손보사의 PM 요율을 인정해 플랫폼 내 자동차보험 가격경쟁력이 떨어질까 우려된다"면서 "대형 손보사와 빅테크 모두 소비자 편익에는 관심이 없고 이익 극대화에만 몰두해 있어 씁쓸하다"고 전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