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사무총장직 도전하는 크리스야니스 카린스 라트비아 외무장관 |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올해 하반기 교체될 예정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수장 자리를 둘러싸고 '장외 유세전'이 시작됐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크리스야니스 카린스 라트비아 외무장관이 "차기 나토 사무총장은 방위비를 실제 지출하는 국가 출신 인사가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카린스 외무장관은 "라트비아는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약 2.4%를 방위비에 투자할 예정이며 향후 3년 이내에 최대 3%로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가 사무총장이 되든 나토의 방위비 목표치를 이행하지 않는 회원국에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 |
나토 사무총장직 도전 의사를 밝힌 그의 이같은 발언은 자신이 적격 후보임을 부각하는 동시에 자신의 경쟁자이자 유력 후보로 떠오른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네덜란드 역대 총리 중 최장수 재임 기록을 세운 뤼터 총리는 차기 나토 사무총장 후보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뤼터 총리도 지난해 10월 사무총장직에 관한 질문을 받고 "극적인 글로벌 변화 시기에 몇 년간 국제 무대에서 기여할 기회를 제공하기에 흥미로운 자리"라고 직접적 관심을 표명했다.
그의 이런 발언이 공개되자 나토 내부에서는 네덜란드가 회원국 간 합의한 방위비 목표치인 'GDP의 2%'를 달성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카린스 장관은 바로 이 취약점을 노린 것이다.
나토 31개국은 작년 7월 정상회의에서 '연간 GDP의 최소 2%'를 방위비로 투입한다는 내용의 방위비 지출 가이드라인 수정에 합의한 바 있다. 기존에는 '최대 2%'였다.
법적 구속력이 있는 합의 사항은 아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유럽 회원국들이 방위비를 더 늘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반영된 결과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좌)과 만난 카야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 |
카야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 역시 사무총장 도전 의사를 밝힌 상태다. 그가 선출된다면 1949년 나토 창설 이래 처음으로 여성 수장이 탄생하게 된다.
2014년 10월 취임 이후 여러 차례 임기가 연장된 옌스 스톨텐베르그 현 사무총장은 올해 10월 물러날 예정이다.
차기 사무총장은 31개 회원국의 만장일치 합의를 통해 결정되지만 관례상 미국의 지지가 결정적 변수로 작용한다.
역대 사무총장은 모두 유럽 지역 회원국에서 선출됐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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