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부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꽃다발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현역 의원이 금고형 이상을 확정받으면 받은 세비를 반납하도록 하는 법안 마련에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비대위원장에 취임할 때 강조했던 국회의원 특권 해소의 일환이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퇴원한 날에 발표해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는 이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도 해석됐다.
10일 한 위원장은 경남도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최근 일부 국회의원이 재판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키면서 재판을 방탄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고 국민 비판이 정말 뜨겁다"며 "유죄가 확정돼도 임기는 지나가고 할 건 다 하고, 피 같은 세금으로 마련되는 세비는 그대로 다 받아간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한 위원장은 "금고형 이상의 형이 확정되는 경우 늘어진 재판기간 받은 세비를 전액 반납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장동 의혹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대표와 일부 민주당 의원 등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최근 의원직을 상실한 최강욱 전 민주당 의원은 상고심까지 3년8개월이 소요되는 동안 임기의 약 80%를 채웠다. 황운하 민주당 의원도 현재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과 관련된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사건은 1심만 4년 가까이 진행됐다. 한 위원장은 "국민의힘은 그런 내용의 법안을 발의하겠다"며 "만약 민주당의 반대로 이 법안이 통과되지 않는다고 해도 이번 총선 공천 시에 우리 당의 후보가 되길 원하는 분들에게는 이 약속을 지키겠다는 서약서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현역 의원 26명의 1심 평균 재판기간은 887일로 평균 일반인 형사사건 기일(185일)에 비해 4배 이상 길다.
또 한 위원장은 대통령실 제2부속실 설치에 대해 공감하며 야당과 특별감찰관 문제를 협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김건희 여사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 가족 등을 감찰하는 역할을 한다. 특별감찰관은 여야 합의로 국회가 후보 3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1명을 지명하고 국회 인사청문 절차를 거쳐 임명할 수 있다.
한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제2부속실 설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대통령실도 심도 있는 검토를 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니까 지켜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당은 민주당과 특별감찰관 추천에 대해 협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경남 창원을 방문한 뒤 1박2일 일정으로 부산을 찾았다. 국민의힘은 11일에는 첫 비대위 현장 회의를 부산에서 개최한다.
부산은 민주당이 이번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목표로 하고 있는 지역으로, 국민의힘 입장에선 수성이 필요한 곳이다. 한 위원장은 "부산은 굉장히 중요한 곳"이라며 "비대위가 구성된 후 처음으로 현장 비대위를 열어 우리가 수도권, 영호남, 그 외 지역에서 최선을 다하는 전국 정당이란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신유경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