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6월 후임 결정 논의 시작"…합의 난항시 '친러' 헝가리 총리 대행 가능성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샤를 미셸(48)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오는 6월 유럽의회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고 7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미셸 상임의장은 벨기에 다수 매체에 "EU 지도자로 임기를 시작한 지 4년이 지난 지금, 이제는 그간 내가 한 일에 대해 직접 설명하고 유럽의 미래를 위한 프로젝트를 제안하는 것이 나의 의무"라고 밝혔다.
그는 유럽의회 내 세 번째 규모 정치그룹인 자유당그룹(ALDE)의 일원인 벨기에 개혁운동당(MR) 소속 후보로 출마한다.
당선되면 새 의회가 출범하는 7월 16일 이후 상임의장직에서 물러날 계획이다. 11월 말까지인 임기보다 4개월가량 앞서 조기 사임하게 되는 셈이다.
현직 상임의장이 의회 선거 출마를 선언한 건 첫 사례라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전했다.
이에 대해 EU 당국자는 이날 출입기자단에 보낸 입장문에서 미셸 상임의장의 당선 여부에 상관없이 "오는 6월 차기 상임의장 선출이 무조건 실시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선시 27개국이 합의하면 후임자가 곧바로 여름부터 (공백없이) 임기를 시작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당선에 실패하면 선출된 새 상임의장 임기는 12월 1일부터다.
상임의장 선출 절차는 의회 선거와 무관하지만 통상 선거 결과를 바탕으로 EU 집행위원장·상임의장, 주요 기관장 등 EU 최고위직 분배를 두고 치열한 협상이 벌어진다.
차기 상임의장 후보 선정을 둘러싸고 27개국 간 조속한 합의가 이뤄지지 못할 경우 일정 부분 공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더욱이 친러시아 성향인 헝가리가 올 하반기 EU 순환의장국을 맡게 돼 상임의장직 공석 장기화는 나머지 26개국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EU 조약에 따르면 새로운 상임의장이 선출될 때까지 공백기에 순환의장국을 맡은 회원국 총리가 상임의장 역할을 대행하게 된다.
이에 따라 상임의장 부재로 EU 정책 조율 과정에서 의장국 헝가리에 과도한 권한이 주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EU 내부에서 나온다.
EU 당국자는 이런 우려를 의식한 듯 순환의장국의 상임의장 대행 가능성에 대해 "관련 규정은 (27개국 정상 간) 단순 과반 투표에 의해 변경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과거 '비공식 이사회'로 불리던 EU 정상회의가 2009년 리스본 조약 발효와 함께 정식기관으로 편입되면서 신설됐다.
EU 정상회의에서 가중다수결 투표를 통해 선출되며 임기는 2년 6개월로 1회 연임이 가능하다.
미셸 상임의장도 2019년 12월 취임해 2022년 3월 한 차례 임기가 연장됐다.
상임의장은 EU 정상회의에서 주요 의제에 관한 정치적 합의를 조율하는 역할을 하며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EU가 외교안보 분야에서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면서 정상회의의 무게감도 한층 커졌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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