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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블록레터] 2024년 첫주 가상자산 시장의 최대 화두는 역시나 비트코인 현물 ETF입니다. 알려진 데드라인이 1월 10일이니 모두들 승인을 기정사실화하고 카운트다운을 외칠 준비에 여념이 없었죠. 이런 와중에 갑자기 승인 거절 전망이 폭탄처럼 떨어져 아침에 10% 급락하는 사건이 터졌습니다.
투하된 승인 거절 전망은 매트릭스포트의 보고서입니다. 매트릭스포트는 한때 전세계 1위 비트코인 채굴 기업이었던 비트메인의 창업자인 우지한이 설립한 가상자산 관련 서비스 회사입니다. 가상자산의 장외거래(OTC)와 함께 대출 등을 제공하며 시장 분석 보고서도 비정기적으로 발행하는데요. 이 중 1월 3일 발행한 보고서에서 그동안 가상자산 시장에서 거의 당연시돼왔던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 거절될수도 있다고 밝히면서 모두가 “예”라고 말하는 상황에 혼자서 “아니오”를 외친 형국이 됐습니다.
혼자서 외친 “아니오”는 뜻밖에도 시장에 강대한 충격으로 작용했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은 보고서가 발행된 뒤 얼마 되지않아 10% 이상 급락해 4만달러선을 위협받았습니다. 이더리움을 비롯한 다른 알트코인들도 두자릿수 이상 급락했습니다.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던 승인 거절 가능성을 끄집어내 투자자들 눈 앞에 들이댄 형국입니다. 고요한 새벽에 한마디 외침이 더 멀리 퍼지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구요.
하지만 “아니오”를 외친 이유를 살펴보니 새로운 내용이 없었던 것이 문제입니다. 보고서 작성자인 매트릭스포트의 리서치 총괄 마르쿠스 틸렌은 승인 거절 근거로 게리 겐슬러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의 반 암호화폐 성향을 들었습니다. 또 SEC 구성 위원 중 5명이 민주당 소속임을 들어 암호화폐에 부정적인 민주당의 기류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작년 초라면 모를까 SEC와 ETF 신청사들이 수차례 미팅을 갖고 실무적인 조율을 진행하는 현 상황에서 이같은 지적은 다소 뜬금없습니다. 게다가 매트릭스포트는 불과 몇시간 전에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낙관하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앞뒤가 다른 주장에 여론이 악화되자 매트릭스포트 창업자인 우지한이 직접 나서 보고서는 독립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시장의 기대와는 다를 수 있다며 해명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매트릭스포트의 이번 보고서가 해프닝으로 끝날지는 다음주 초가 되면 명확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승인, 불승인을 떠나 이처럼 근거가 희박한 보고서 하나에 시장이 큰 충격을 받는 것 자체가 리테일, 즉 개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소매 시장의 비중이 큰 가상자산 시장의 취약성을 드러낸 것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주저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구요. 일반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시장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가상자산의 저변도 확대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행위에 응당한 시장 차원의 댓가가 지불되는 환경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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