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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이슈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계란 집어내고 스쿼트 척척 … 테슬라 로봇, 노동혁명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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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인공지능(AI)·머신러닝과 클라우드컴퓨팅 기술을 로봇에 접목하기 시작하면서 2024년 로봇 산업이 변혁기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동안 인간이 해야 했던 반복적이고 고된 노동을 더 많은 분야에서 로봇이 대신해줄 수 있다는 의미다. 로봇이 사람을 대신해 유의미한 노동력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면, 제조 물류 등 산업 전 영역에서 '노동혁명' 수준의 변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를 두고 로봇업계 일각에서는 이를 '1차 로봇혁명'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 분야에서 앞서가는 회사는 테슬라다. 테슬라는 2023년 12월 12일 인간형 로봇인 옵티머스의 최신 버전을 보여주는 영상을 공개했다. 새롭게 공개된 영상에서 2세대 옵티머스는 전보다 빠른 속도로 걷고 다섯 손가락을 부드럽게 움직일 뿐만 아니라 스쿼트를 하거나, 계란을 깨뜨리지 않고 엄지와 집게손가락으로 집는 등 훨씬 정교한 움직임을 보였다.

줄리안 이바츠 테슬라 수석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이 비디오의 모든 것은 컴퓨터그래픽이 아니라 실제이자 실시간으로 속도를 높인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2022년 9월 처음 공개된 1세대 모델은 위태롭게 걷는 등 성능에서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새롭게 발표된 옵티머스 젠2(2세대)는 훨씬 진화된 성능을 자랑했다. 테슬라에 따르면 젠2는 30% 더 빠르게 걸을 수 있고 무게도 10㎏을 줄였다.

업계에서는 머지않아 테슬라가 공장 투입과 판매 등 옵티머스 상용화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로봇이 공장에서 일하거나 집사, 가사도우미, 인간의 동반자로 활용되는 것이다. 일론 머스크는 "로봇이 풍요로운 미래, 빈곤이 없는 미래를 만들 것"이라며 "옵티머스를 성능이 매우 우수한 로봇으로 만들고 수백만 대를 양산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당장 로봇을 팔아 매출을 올리기보다는 테슬라 공장을 테스트베드로 삼아 기술 고도화에 나서는 전략을 구가할 전망이다. 머스크가 로봇 산업에서 그리는 '빅픽처'는 하드웨어(로봇)뿐 아니라 소프트웨어(AI)까지 아우르고 있다. 실제로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은 AI 개발 프로젝트의 한 부분에 들어간다. 신경망 훈련을 통해 로봇이 기본적인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이다.

테슬라는 장기적으로 공장에 사람이 아예 없는 '완전 자동화'를 지향하는 것으로 보인다. 팬데믹과 파업, 안전사고 같은 이슈에서 자유롭고 사람보다 더 빠르면서도 더 오랜 시간 일하는 로봇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테슬라는 옵티머스가 향후 3~5년 이내에 2만달러의 가격으로 상용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돈 약 3000만원으로 휴가 없이 365일 밤낮으로 일하는 노동 로봇이 등장하는 셈이다.

AI가 탑재된 로봇이 더 똑똑해질수록 로봇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질 전망이다. 아직 상용화 단계에 있진 않지만 인간과 거의 유사한 역할을 하게 될 '휴머노이드' 로봇이 로봇 사업의 '끝판왕'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궁극적으로는 휴머노이드를 내놓는 것이 로봇업계의 목표이자 과제다.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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