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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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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총선 불출마 배수진 …"이재명 민주당이 나라 망치는 것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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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당 비대위원장 수락 연설을 마친 뒤 웃으며 연단에서 내려오고 있다. 그는 이날 "대대손손 국민 위에 군림하고 가르치려 드는 운동권 특권정치를 청산해야 한다"며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했다.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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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재명 대표의 더불어민주당과 달라야 하지 않겠습니까."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당을 상징하는 빨간색 목도리를 하고 당사에 들어섰다. 한 위원장이 '여의도 정치'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이었다. 윤석열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에서 여당의 사령탑으로 직행한 '정치 초보'의 어눌함은 그의 취임 연설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다. 취임사 문구처럼 '정교하고 박력 있는 리더십'을 선보이려는 듯 비대위원장 취임식을 총선 출정식 분위기로 전환시키는 능숙한 모습을 연출했다.

그는 이날 작심한 듯 이 대표와 민주당에 바짝 날을 세웠다. 한 위원장은 "이 대표의 민주당이, 운동권 특권세력과 개딸(이 대표 강성 지지층) 전체주의와 결탁해 자기가 살기 위해 나라를 망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우리가 반드시 이겨야 할, 눈앞에 닥친 명분은 선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상식적인 많은 국민을 대신해 이 대표의 민주당과 그 뒤에 숨어 국민 위에 군림하려는 운동권 특권세력과 싸울 것"이라며 "호남, 영남, 충청, 강원, 제주, 경기, 서울에서 싸울 것"이라고 지역 이름을 일일이 거명하기도 했다. 그는 여당에는 '용기와 헌신'을 주문했다. 한 위원장은 "이재명 민주당의 폭주와 전제를 막지 못할 수 있다는 상식적인 사람들이 맞은 현실은 우리 모두 공포를 느낄 만하다"며 "그러니 우리가 용기 내기로 결심해야 하고, 용기 내기로 결심했다면 헌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목에서 그는 내년 총선 불출마를 곧바로 선언했다. 정치권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깜짝 발언이었다. 한 위원장은 "정치인이나 진영 이익보다 국민이 먼저"라며 "'선당후사(개인 안위보다 당을 먼저 생각한다)'라는 말을 하지만, 그건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 대신 '선민후사' 해야 한다. 국민의힘보다 국민이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한 위원장이 다음달에 이뤄질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을 앞두고 '용기와 헌신'을 거론한 것은 강력한 공천 개혁, 즉 대대적인 물갈이를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한 위원장은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되도록 많이 모일 때 비로소 강해지고 유능해지며, 그래서 국민의 삶이 나아지게 할 수 있는 정당이 된다"며 "국민의힘은 다양한 생각을 가진, 국민께 헌신할, 신뢰할 수 있는, 실력 있는 분들을 국민들께서 선택하실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한동훈 비대위'의 인적 구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당에서는 여당의 약점으로 꼽히는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 민심을 잘 알면서 세대교체를 이끌어낼 수 있는 인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이날 한 위원장은 첫 인사로 1975년생 초선인 김형동 의원(경북 안동예천)을 비서실장에 임명했다. 한 위원장은 당연직인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유의동 정책위의장을 제외하고 총 12명의 비대위원을 임명할 수 있다. 비대위원 인선이 마무리되면 국민의힘은 공식적인 비대위 체제로 전환한다. 한 위원장은 늦어도 29일까지는 인선을 마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 위원장은 비대위 인선과 관련해 "열정이라든가 헌신할 자세를 감안하면 생물학적 나이는 꼭 제한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날 이철규 인재영입위원장·신의진 당무감사위원장·황정근 윤리위원장 등 주요 당직자들도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속에서 정치 데뷔를 했으나 여전히 일각에서는 한 위원장 취임으로 야당이 여당을 '검찰 공화국' '윤석열 아바타' 등 프레임으로 몰아세울 가능성을 우려한다. 그러다 보니 대통령실과 당 간의 수직적 관계를 해소해야 한다는 주문이 지난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여권 안팎에서 지속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한 위원장은 "대통령과 여당과 정부는 헌법·법률 범위 내에서 각자 할 일을 하는 기관"이라며 "수직적·수평적 관계가 아닌, 각자 상호 협력하는 동반자 관계"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과 대통령은 서로 보완하는 동반자적 관계지, 누가 누구를 누르고 막고 이런 식의 사극에나 나올 법한 궁중 암투는 끼어들 자리가 없다"며 "우리는 우리 할 일을 하면 되고, 대통령은 대통령이 할 일을 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한 위원장은 이 대표와 만날 의사도 밝혔다. 그는 이날 이 대표와 만날 예정인지 묻는 취재진 질문에 "당연히 야당 대표를 찾아뵙고 인사드릴 것"이라고 답했다.

불과 1년8개월 전만 해도 사법연수원 부원장이었던 그는 49세에 법무부 장관을 거쳐 50세에 여당 수장으로 변신해 내년 4월 총선을 이끌게 됐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전국위원회의에서 "한 위원장이 젊음과 새로움으로 수십 년간의 운동권 적폐 정치를 종식하고 당정 간 더욱 진솔하고 활발한 소통을 바탕으로 국민 뜻에 맞는 민생정치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민주당은 "결국 윤석열 대통령의 공천 지령을 전달할 대리인이자 김건희 여사를 지키기 위한 호위무사일 뿐"이라며 한 위원장을 깎아내렸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한 위원장은 5000만이 쓰는 언어를 쓰겠다고 폼을 잡지만 야당에 대한 비난으로 점철된 취임 첫 일성을 살펴보면 윤 대통령과 다를 것이 없다"고 비판했다. 강 대변인은 "어떻게 취임 첫 일성으로 그간의 국정운영 실패, 무능과 무책임에 대한 반성 한마디 없이 제1야당 대표에 대해 모독과 독설부터 뱉느냐. 이게 어떻게 국민의 언어인가"라고 쏘아붙였다.

[이유섭 기자 / 신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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