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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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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쩍 벌린 용의 형상...'고려 후기 최대 범종' 부안 내소사 동종, 국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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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26일 국보 지정
한국일보

26일 문화재청은 전북 부안군 내소사의 동종을 국보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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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후기 동종(銅鍾)을 대표하는 전북 부안군 내소사 동종이 국보가 된다.

문화재청은 1963년 보물로 지정된 전북 부안군 내소사의 동종을 국가지정문화유산 국보로 지정한다고 26일 밝혔다. 동종은 사찰에서 쓰는, 구리로 만든 범종이다.

고려 고종 9년인 1222년에 제작된 부안 내소사 동종은 고려 후기 동종 가운데 가장 크다. 높이는 103㎝, 입지름은 67㎝다. 통일신라의 전통을 계승하면서 고려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대표작이자 기준작이다. 양식, 의장, 주조 등에서 한국 범종의 역사와 제작 기술·기법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는다.

공중을 비행하는 듯 연출된 역동적인 용뉴(용 모양의 걸이), 종의 어깨 부분을 입체적으로 장식한 올림 연꽃 문양, 몸체에 천인상(天人像·부처가 설법할 때 부처의 주변에서 부처의 공덕을 찬탄하는 존재) 대신 배치된 삼존상 부조, 섬세한 꽃잎으로 표현된 4개의 당좌(撞座·종을 치는 나무 막대가 닿는 부분), 균형 잡힌 비례와 아름다운 곡률을 가진 몸체 등 뛰어난 장식성과 조형성을 지녀 고려 후기 동종의 본보기가 됐다.

내소사 동종은 종을 만든 기록(주종기·鑄鍾記)과 옮긴 기록(이안기·移安記)뿐 아니라 봉안처, 발원자, 제작 장인 등 모든 내력을 정확히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학술적 가치를 갖는다. 주종기를 통해 허백과 종익의 주관 아래 장인 한중서가 700근(420㎏)의 무게로 1222년에 제작했음을 명확히 알 수 있다. 본래 부안의 옛 청림사에 봉안됐다가 1850년 내소사로 옮겨진 내용도 몸체에 음각으로 새겨져 있다.

한중서는 13세기 전반부터 중엽까지 활동한 장인으로 민간 기술자인 사장(私匠)에서 시작해 대외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아 관청 소속의 관장(官匠)이 돼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다. 그는 38년간 고령사 청동북(1213년), 복천사 청동북(1238년), 신룡사명 소종(1238년), 옥천사 청동북(1252년) 등 여러 작품을 남긴 것으로 확인된다.

이와 함께 문화재청은 신라시대 고분문화를 보여주는 '경주 금령총 출토 금제 허리띠'와 '경주 서봉총 출토 금제 허리띠'를 비롯해 고려시대 청자, 조선시대 문집, 불상 등 5건을 보물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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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보물로 지정된 경주 금령총 출토 금제 허리띠.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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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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