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IMF 등에 따르면 지난해 선진국에 해당하는 13개 비기축통화국 중 한국보다 GDP 대비 부채비율이 높은 건 싱가포르·아이슬란드·이스라엘뿐이다. 2017년 기준 한국의 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비율은 40.1%였다. 스위스(41.8%), 호주(41.2%), 스웨덴(40.7%)보다 부채비율이 낮았다. 그러나 2019년부터 한국의 부채비율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순위가 뒤바뀌었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다른 나라 역시 지출을 늘리면서 부채비율이 늘긴 했으나 한국만큼은 아니었다.
박경민 기자 |
코로나19 유행이 끝난 이후 재정을 정상화하는 타이밍을 놓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예컨대 호주는 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비율이 2020년 57.2%까지 늘었다가 2년 연속으로 감소하면서 지난해엔 50.7%까지 축소했다. 미국 역시 2021년까지 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가 증가했지만 지난해엔 다시 축소 기조로 돌아섰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다. 2028년이면 한국은 아이슬란드와 이스라엘까지 앞질러 부채비율이 두 번째로 높은 비기축통화국이 된다. IMF는 비기축통화국 대부분이 부채 수준을 줄여가는 것과 반대로 한국은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전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저출산으로 인해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는 만큼 복지와 연금 비용이 늘어나는 것도 재정엔 악조건이다.
미국과 영국의 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비율은 지난해 각각 121.3%, 101.9%로 모두 100%를 넘었다. 그러나 이들은 각각 미 달러와 영국 파운드를 찍어내는 대표적인 기축통화국이다. 앞서 한국경제연구원은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의 적정 수준을 추정한 결과 기축통화국은 97.8~114%에 달하지만, 비기축통화국은 37.9~38.7% 수준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과 같은 기축통화국은 달러를 계속 찍어도(국채를 발행해도) 수요가 많지만, 비기축통화국은 재정 안정성이 떨어졌을 때 국채를 팔 수가 없다”며 “한국은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된다는 특성상 비기축통화국 내에서도 GDP 대비 부채비율을 낮은 수준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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